부동층 일시 유입 ‘허수’ 가능성
탄핵정국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온 더불어민주당이 급기야 지지율 50%선을 넘나들고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는 고무된 분위기지만, 정권 교체론에 편승한 부분도 없지 않아 내부에서는 ‘거품’ 경계령도 들린다.
MBN과 리얼미터가 15일 전국의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 면에서 민주당이 51.1%를 차지해 국민의당(12.3%)과 자유한국당(11.7%), 정의당(5.3%)을 압도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50%를 넘긴 것은 지난달 17일 같은 기관의 조사(51.8%) 이후 두 번째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50%가 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16일 “보수진영이 위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우리 사회 이념 분포상 특정 정당이 절반이 넘는 지지율을 가져간다는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지율 고공행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중도층이 보수정당에 등을 돌린 결과로 볼 수 있다. 조기대선 확정으로 대선주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민주당에 유력 주자들이 대거 포진해 관심도가 더욱 높아진 측면도 있다.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전’이란 인식으로 민주당 경선에 대한 관심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눈덩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 이념 구도상 민주당 지지율이 지나치게 높아 도리어 여론조사에 ‘허수’가 끼어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지지율은 당 고정층보다는 구여권에 실망한 부동층 유입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층의 일시적 유입으로 언제 꺼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지지율’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보수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응답 자체를 기피하고 야권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응답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실제 보다 과대 반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중진인 원혜영 의원은 이날 “당 지지율이 높고 대선주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국민들의 눈높이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지 않으면 지지율이 빠지는 것도 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 여론조사 관련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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