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5일 한반도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군 관계자는 16일 “괌 앤더슨 기지에서 출발한 B-1B 2대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의 필승 사격장에서 전날 폭격훈련을 마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5일 미제는 괌도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시킨 핵전략폭격기 B-1B 편대를 남조선 상동사격장 상공에 은밀히 끌어들여 약 1시간 동안이나 우리의 주요 대상물들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핵폭탄 투하연습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 스피릿과 함께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삼총사로 꼽힌다. 최대속도 마하 1.2로, B-52(시속 957㎞)와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출발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무기 탑재량도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톤, 날개를 포함한 외부에는 27톤의 폭탄을 싣고 적진에 퍼부을 수 있다. 다만 B-52, B-2와는 달리 핵무장은 하지 않는다. 날렵한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이 붙었다.
B-1B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한반도에 날아와 군사분계선(MDL) 인근 상공을 날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오산기지 착륙해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미군은 괌 기지에 평소보다 2배 가량 많은 8대의 B-1B를 전진 배치해놓고 있다. 15일 항공모함 칼빈슨이 부산항에 입항한 데 이어 한미 양국은 내달 말까지 실시하고 있는 연합 군사훈련에 B-1B 외에 B-52, B-2, 스텔스 전투기 F-22, 핵잠수함 등 가급적 많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투입해 북한을 상대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과시할 방침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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