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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금리 역전’ 폭풍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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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금리 역전’ 폭풍 다가온다

입력
2017.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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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엔 1.25%인 한국보다 높아질 듯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되지만

가계부채에 한은 금리 인상 딜레마

“한은, 연말엔 올릴 것” 전망 우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연말까지 2차례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곧바로 자금 시장 금리를 올리며 돈줄 죄기에 나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당장 금리인상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연 1.25%)보다 0.25~0.5%포인트 낮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 차례만 추가 인상되면 우리나라와 같아 지고 한 번 더 올라가면 한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지속 확장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다. 연준 위원들은 또 회의에서 올해 추가로 2차례, 2018년과 2019년 각각 3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0%대의 글로벌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시작됐음을 알린 셈이다.

중국 인민은행도 16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0.01%포인트 인상했다.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6~12개월 자금을 빌려주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도 올렸다.

양대 강대국(G2)인 미중이 사실상 긴축으로 돌아서며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한은의 대응이다. 미국이 금리를 예정대로 2차례 올리면 연말께 한국의 금리를 넘어서게 된다. 이 경우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보고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 이탈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일단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이날 “국내 실물경제나 금융상황이 중요하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우리도 기준금리를 기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4분기 연속 0%대(전분기 대비) 성장률과 1,344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는 취지다. 한은은 현재 외환보유고(3,700억달러ㆍ세계8위)가 넉넉한 만큼 급작스런 시장변동에 따른 충격은 과거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1999년과 2005년 당시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자 한은은 결국 8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다. 더구나 정책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기업 구조조정 상황까지 고려하면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말엔 금리 인상 여부를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침체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등 대내외적 위험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연말에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0.1%)대로 동결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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