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첫 지사 추진
北, 언론 창구로 활용 전망
미국 CBS방송 사장단이 최근 지사 설립을 위해 북한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지상파 방송이 평양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북미간 대화 채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데이비스 로즈 미국 CBS 방송사 총사장 일행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CBS 사장단의 방북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주요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과 관련 북한이 관영 언론을 통해 이를 소개하기는 이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CBS가 평양 지사 설립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위급인 사장 방문인 만큼 지사 설립을 위한 협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의 AFP 통신이 평양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엠마누엘 어그 AFP회장이 방북했다. 평양에는 미국의 AP와 러시아의 타스, 중국의 신화, 일본의 교도 통신 등 주요국 뉴스통신사들이 지사를 두고 있다.
북한이 CBS의 지사 설립을 허용하면 미국 지상파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대미 메시지를 보내는 창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1994년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CNN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례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북미 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도 미국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알릴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이 평양 여명거리 건설 완공을 앞두고 있어 이를 서방언론을 통해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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