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테마보행 책방길 11선
예술서적 많은 연남동 거리
지역 놀이터 같은 망원 책방길$
동네책방엔 경제적 도움 주고
시민들은 색다른 독서문화 체험
조용히 책에 빠져들고 싶다면 서울 마포구 연남동 ‘밤의 서점’이 제격이다. 서가를 가득 채운 인문ㆍ철학 도서 중 한 권을 골라 책방 한 편 필사 공간에서 마음에 든 구절을 옮겨 적어도 좋다. 10분쯤 걸으면 보이는 여행서점 ‘사이에’에서는 커피 한 잔을 즐기면서 책 속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림책과 아트북 등 시각 예술 서적을 주로 판매하는 ‘사슴책방’도 연남동 골목에 숨겨진 보석 같은 책방이다. 사슴책방과 이웃한 홍대 예술가들의 사랑방 ‘헬로인디북스’에서는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립출판물을 볼 수 있다. 고유한 매력을 가진 책방들을 연결한 ‘연남 책방길’ 탐방 코스다. 이번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는 대형서점에서 벗어나 동네책방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는 연남동, 해방촌, 경복궁 등 개성 만점 동네 책방을 연결한 동네책방 탐방 코스‘책방길 11선’을 16일 소개했다. ‘서점’보다는 ‘책방’이 더 어울리는 동네책방의 숨겨진 매력과 ‘걷는 도시, 서울’의 강점을 결합해 만든 일종의 테마보행코스다. 이를 통해 시민에게는 새로운 독서 체험의 기회를, 동네책방에는 또 한 번의 부흥의 계기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말 동네책방 운영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직접 책방과 주변을 다니며 맛집, 볼거리 등을 발굴해 코스로 만들었다.
연남 책방길 외에도 지역 놀이터 같은 ‘망원 책방길’, 독립출판물부터 책방 주인과 일대일 상담을 하는 책방 등 홍대 특유의 정서를 공유한 책방들이 모인 ‘홍대 앞 책방길’도 걸을 만 하다. ‘경복궁 책방길’에서는 1934년 문을 연 ‘통문관’부터 개인 서재를 옮겨놓은 듯한 작은 책방들을 만날 수 있다. ‘이태원 책방길’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이태원답게 성소수자를 위한 책방과 1970년대를 재현한 책방, 과학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책방 등이 모여있다. 신림동 고시촌이 있는 ‘관악 책방길’에는 고시 전문 서점과 오래된 헌책방, 인문ㆍ사회과학 서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시는 책방길 11선을 담은 책 ‘책방산책 서울’을 발간, 20일부터 판매한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동네 책방은 시민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며 대형 서점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유의 매력과 재미가 있다”며 “다양한 개성을 갖춘 11개 책방길을 걸을 때 시민은 책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책방은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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