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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묘들의 쉼터 ‘지구별고양이’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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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묘들의 쉼터 ‘지구별고양이’ 인기 비결

입력
2017.03.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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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고양이 카페를 찾은 손님들이 카페에 사는 고양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구별고양이 제공
지구별 고양이 카페를 찾은 손님들이 카페에 사는 고양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구별고양이 제공

유기견, 유기묘를 보호하며 새 가족을 찾아주는 유기동물 카페 중에서도 입장 대기시간은 기본, 입양률도 높아 애묘인들 사이에 주목 받는 곳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근처에 있는 ‘지구별고양이’라는 카페다. 주말에는 이용시간을 손님마다 2시간 이내로 제한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은 이곳에서 최근 3개월간 입양을 간 고양이는 30마리가 넘는다.

지구별고양이의 큰 장점은 카페를 운영하는 조아연(37)씨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꾸려간다는 점이다. 조 씨는 “입양홍보는 사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봉사자들이 가능한 많은 사진을 찍은 다음, 고양이들의 매력을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 사진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번 사용한 사진은 가능하면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게 이들의 노하우다. 선정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고양이 커뮤니티에 정성스럽게 게재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온라인에서 본 고양이를 만나기 위해 직접 카페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입양률을 높이는 데에는 접근성도 한몫을 한다. 원래는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부근에 있었는데 지난 해 말 조 씨가 운영하던 음식점이 이대 근처로 이사하면서 고양이들을 수월하게 돌보기 위해 카페도 함께 이사했다.

이동한 카페 위치 역시 지하철 역에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커피 한 잔이면 언제든 고양이를 볼 수 있는 것이 애묘인들의 발길로 이어지고 있다. 조 씨는 “사람들은 자신이 입양하고자 하는 고양이를 여러 번 보고 싶어하는데 가정집이나 도시 외곽에 있는 보호소는 아무래도 자주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 주문 카운터에 고양이가 올라앉아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음료 주문 카운터에 고양이가 올라앉아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렇다고 고양이들을 아무한테나 입양 보내는 것은 아니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만 입양이 성사된다. 조 씨는 신청자와 여러 번에 걸친 상담을 하는데 일부러 고양이를 키울 때 좋은 점보다는 털 빠짐 문제, 배변 냄새 등 고양이와 함께 살며 겪을 수 있는 단점들을 얘기한다고 한다.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에 방묘문 혹은 방묘창을 설치하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조 씨는 “고양이는 15~20년을 사는 동물”이라며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페에서 보호하는 고양이들은 모두 학대 받거나 길에서 구조됐다. 길고양이 구조 봉사를 해오던 조 씨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고양이를 보고 입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4년 전 자신이 운영하던 카페를 유기묘 카페로 전환했다. 카페의 수익금은 고양이의 치료,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등 고양이를 위한 일에 쓰지만, 병원비가 부족한 경우는 조 씨가 운영하는 다른 음식점의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이 낚싯대 장난감으로 고양이와 놀아주고 있다. 지구별고양이 제공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이 낚싯대 장난감으로 고양이와 놀아주고 있다. 지구별고양이 제공

조씨는 “가끔은 힘이 들어 카페 운영을 후회 하다가도 고양이들이 입양 가서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며 “앞으로 고양이들이 더욱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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