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고위험군 20%
직업 특성상 치료와 관리 꺼려
변사 등 외상사건을 수시로 접하는 과학수사(KCSIㆍKorea Crime Scene Investigation)요원의 20% 가량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호남대학교 간호학과 김은아 교수와 노선미 광주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이 간호학회지 2월호에 게재한 ‘경찰 과학수사요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 영향 요인’ 연구논문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서 변사체를 직접 검시하는 과학수사요원의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국 7개 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 근무 중인 과학수사요원 168명과 검시조사관 58명 등 226명을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과학수사요원 가운데 외상 후 스트레스 저위험군은 80.1%(181명), 고위험군은 19.9%(45명)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간 업무 수행 중 스트레스를 유발한 사건은 살인사건 50.0%으로 가장 높았고, 변사 사건 30.1%, 사고나 강간사건 19.9% 순이었다.
연구팀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을 줄이려면 주변인으로부터 존중 받는 사회적 지지와 곤란한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인 회복 탄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은 업무로 인해 정신적 어려움과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지만, 직업 소명의식과 자부심으로 스트레스를 개인이 감내해야 할 일종의 직업 특성으로 받아들여 치료나 관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외상사건을 경험했을 때 스트레스가 누적되거나 만성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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