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외대 선후배 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학교 측이 뒤늦게 진상조사에 나섰다.
15일 한국외대 등에 따르면 전날 교내 생활자치도서관에는 ‘진상조사위원회는 학내 성폭력 사건을 신속하고 신중하게 조사하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지난해 11월 피해자 A씨가 같은 과 선배 B씨에게 강제로 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대자보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씻고만 가겠다”는 선배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집으로 들였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씻고 나온 B씨가 갑자기 침대 위로 올라와 A씨 옷을 벗기고 강제로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또 A씨 손을 B씨의 중요부위에 가져다 대기도 했다. 피해자가 재차 “하지 말라” “이러시면 안 된다”고 거부 의사를 표시했으나 성추행은 멈추지 않았다고 쓰여 있다. 작성자는 대자보 말미에 “가해자는 여전히 이 학교를 다니고 있고, 피해자는 학교 대신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고 있다”며 학교 측의 징계를 촉구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조사해 지난 1월 B씨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진상조사위원회 또한 2월 사건을 접수하고 이번 달부터 자체 조사에 나섰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말이 달라 섣불리 징계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진상조사위원회 역시 수사결과를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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