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억원에 KT뮤직 지분 15% 인수
LG유플러스가 경쟁업체 KT의 자회사인 KT뮤직의 지분 15%를 전격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업계에서 지분 투자로 맞손을 잡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KT뮤직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LG유플러스가 지분 15%를 267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명도 ‘지니뮤직’으로 바꾸기로 했다. KT뮤직은 음원 플랫폼 ‘지니’를 운영하는 KT그룹의 음원 서비스 전문 자회사다. KT가 지분 49.99%를 쥐고 있었지만 이날 결정으로 KT가 42.49%, LG유플러스가 1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통신업체가 지분을 나눠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측은 “KT는 음악 사업을 키우고, LG유플러스는 음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음악 서비스 시장은 카카오의 멜론(유료 가입자 약 400만명)이 압도적인 1위이고, 지니가 그 뒤를 잇고 있다. KT는 LG유플러스의 지니 투자로 음악 사업을 확대하면서 멜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음원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멜론, 벅스 등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고, KT 역시 지니를 보유하고 있어 LG유플러스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내에 지니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 음악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스피커에도 지니를 결합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통신사간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국내외 뮤직 사업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심 끝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며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음악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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