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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들도 중국여행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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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들도 중국여행 안 간다

입력
2017.03.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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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초 여고 동창들과 중국 장가계로 여행을 떠나려던 김순옥(57)씨는 최근 해당 여행계획을 취소했다. 김씨는 “중국 사람들은 한국에 오지 않겠다는데 우리가 굳이 중국에 갈 필요가 있느냐”며 “현지 혐한(嫌韓) 분위기로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돌아 대신 베트남 하롱베이로 갈까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를 이유로 15일부터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금지한 가운데 우리 국민들도 “불안하고 기분 나쁘다”며 중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도 학생 안전 때문에 중국으로 가려던 수학여행을 속속 취소하고 있다.

중국으로 가장 많은 단체여행객을 보내는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이달 들어 중국 여행 취소율이 10%대에 이르고, 중국행 신규 예약은 절반 이상 크게 떨어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대신 베트남 태국 대만 등의 여행상품 예약이 50% 이상 늘었고, 일본도 20% 넘게 증가했다”며 “중국 대신 동남아 등이 대체여행지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 등 다른 여행사들도 3~5월 중국 여행상품 예약이 급격히 줄어든 건 마찬가지다.

학생의 안전을 이유로 수학여행 취소도 급증하고 있다. 15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중국 수학여행을 계획한 충남지역 초ㆍ중ㆍ고교 20곳 가운데 14곳이 중국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 나머지 6개 학교도 다른 나라나 국내로 행선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에선 중국으로 수학여행 가려던 고교 7곳 가운데 4곳이 대만 일본 등으로 여행지를 바꿨고, 부산에서는 중ㆍ고교 5개 학교 중 4곳이 중국행을 취소했다.

여행수요 감소로 항공편의 노선 감편도 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예약이 부진한 중국행 8개 노선의 운항을 감편했고, 아시아나항공도 12개 중국행 노선을 줄여서 운항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450만명으로 중국을 찾은 외국인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중국에 간 일본인 관광객은 250만명 선에 불과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관계인데,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여행시장마저 타격을 입고 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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