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호명되는 순간 카메라가 객석에 앉은 신태용(47) U-20 대표팀 감독의 얼굴을 비췄다.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신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묘한 미소를 지었다. 조 추첨 후 취재진과 만난 신 감독은 “누가 일부러 이렇게 엮었는지 모르겠다. 빡세게(힘들게) 붙어보라는 것 같다. 정말 죽음의 조”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상대국이 강하지만) 인상 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팀을 이끄는 선장으로서 인상만 쓰고 있을 순 없었다”며 특유의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이어 “안방에서 하는 대회니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니와 개막전이 가장 중요하다. 신 감독은 “16강에 나가려면 무조건 첫 경기를 잡아야 한다. 그건 기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ㆍ2위 그리고 3위 6팀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진출한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이라 어떤 결과를 낼지 아무도 모른다. 신 감독은 “험난한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한다면 16강, 8강 토너먼트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8강이 목표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한국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수원과 천안, 제주에서 4개국 친선대회 겸 U-20 월드컵 테스트 이벤트를 소화한다. 5월에도 출정식을 겸해 본선에 오른 팀과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아프리카 팀에 익숙하지 않다. 개막하기 전에 아프리카 팀과 평가전을 통해 적응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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