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32개 제품 샘플조사
“생산일자 따라 원료에 차이”
식품안전당국이 최근 일본에서 방사능 물질 세슘이 함유 됐다는 논란을 일으킨 영국산 분유를 포함해 주요 제품을 조사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시중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닌 탓에 불안감을 쉽게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국내외 주요 32개 분유 제품을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방사능 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판매 실적이 높은 프리미엄 위드맘, 앱솔루트 명작 등 국내산 분유 7개와 정식수입제품 11개, 인터넷 구매대행업체 제품 12개, 해외 직구 제품 2개 등이다.
그러나 식약처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시중 제품 중 주요 상품을 직접 구입해 진행한 것이고, 동일 제품의 경우 품질이 균일하다고 가정한 것”이라며 “같은 브랜드의 같은 제품이라도 생산일자에 따라 원료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생산일자 별로 전수 조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상,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
이번 조사는 일본의 한 시민단체 검사에서 영국산 압타밀 분유에서 방사능 물질 0.697베크렐(Bq/㎏)이 검출됐다는 이야기가 지난 달 육아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시작됐다. 일본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는 지난해 7월에 나왔다.
식약처는 검출량이 미미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공식 검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 국내 분유 시장에서 해외 수입 분유의 비중은 전체의 16%인데, 이 중 압타밀 분유는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잘돼 수입 분유 점유율 중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부분 직구로 유통되던 것이 최근 인기를 끌면서 지난 1일부터 이마트에서 정식 수입하고 있다. 국내 들어오는 독일산과 영국산 압타밀 분유 두 종류가 조사에 포함됐다.
분유제품의 국내 방사능 기준은 세슘134(질량수)와 세슘137의 합과 요오드131이 각각 100베크렐(Bq)/㎏ 이하여야 한다. 베크렐은 1초당 하나의 원자 핵이 붕괴할 때의 방사선양이다. 이는 미국(세슘 1,200Bq/kgㆍ요오드 170Bq/kg), 유럽연합(세슘 400Bq/kgㆍ요오드 150Bq/kg), 국제식품규격위원회(세슘 1,000Bq/kgㆍ요오드 100Bq/kg) 등에 비해 엄격하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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