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는 ‘특 1강’ 체제다. 2016~17시즌 정규리그 최소 경기 우승(25경기),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승률 우승(33승2패ㆍ94.3%)을 차지한 아산 우리은행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은행의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상대는 용인 삼성생명이다.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우리은행 7전 전승)이나 객관적인 전력을 볼 때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는 평가지만 삼성생명은 4년 전 챔프전에서 당했던 패배를 설욕한다는 각오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이 맞붙는 챔프전은 16일 오후 7시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시작된다. 챔프전에 직행한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혜진(27)과 베테랑 임영희(37), 197㎝의 장신 존쿠엘 존스(23)가 팀 전력의 핵심이다.
박혜진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13.5점 5.7리바운드 5.1어시스트의 성적을 냈다. 그 동안 슈팅가드 역할을 하다가 이번 시즌 포인트가드로 변신해 경기를 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졌고, 침착한 경기 운영까지 갖추는 등 기량이 더 발전했다는 평을 들었다. 박혜진과 MVP 집안 경쟁을 펼쳤던 임영희는 평균 12.7점 2.9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 듬직하다. 또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받은 존스는 평균 더블더블(15.8점 13.6리바운드)을 기록할 정도로 높이가 위력적이다.
이에 반해 삼성생명은 김한별(31)이 ‘믿을 맨’이다. 김한별은 청주 KB스타즈와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평균 23점 8리바운드 6.5어시스트로 ‘용병급’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6.4점 3리바운드 2.3어시스트에 그쳤던 김한별의 놀라운 반전이다. 이를 두고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비밀병기로 김한별을 정규리그 때 ‘아꼈던 카드’라는 얘기도 나왔다. 또한 플레이오프를 2승으로 끝내고 챔프전에 올라 상승세에 놓인 팀 분위기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번 시리즈의 향방은 1차전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한별이 살아나면서 팀 전체적으로 상승 기류를 타고 있기 때문에 1차전이 특히 중요하다”며 경계했다. 위 감독은 김한별을 봉쇄하기 위해 박혜진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우리는 도전자라서 잃을 게 없다”며 “정규리그에서는 졌지만 여러 가지 실험을 했었다”고 새로운 승부수를 예고했다. 삼성생명 구단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실전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정신을 차리기 전인 1차전 전반전에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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