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ㆍ내구성 기대이상” 불구
1억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문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첫 구매
“테슬라 전기차를 실물로 처음 봤는데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디자인과 내구성은 기대 이상이다” (31세 회사원 김선웅씨)
15일 오전10시 경기 하남시의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국내 매장이 첫 문을 열자 대기 중이던 고객 수십 명이 입장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약 198㎡(60평) 면적의 매장에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테슬라 ‘모델S 90D’ 빨간색과 흰색 차량 2대가 전시돼 있었다. 특히 모델S 90D의 배터리팩과 서스펜션 등 차량 구조를 고객들이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차량의 하부 섀시도 따로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박인호(45)씨는 “시승 신청을 했는데 1~2주를 기다려야 할 정도여서 오늘 직접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S 90D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78㎞로 현대 아이오닉(191㎞)과 기아 쏘울(148㎞) 보다 월등히 우수해 국내에선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날 매장의 전시 차량 주위에는 ‘프로덕트 어드바이저’ 직함을 단 직원들이 보였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딜러 등을 통해 매장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온라인으로 구매 주문을 받고 있다. 이날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전기충전기를 차량에 직접 꽂아보라고 권하는 등 테슬라 전기차의 특성을 설명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매장을 총괄하는 유정호 스토어 매니저는 “직원들은 고객 설명을 위해 미국 본사 트레이너에게 직접 교육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구매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결같이 망설였다. 가장 큰 이유는 약 1억2,100만원(기본사양)에 달하는 가격 때문. 영업용 택시를 모는 박승복(58)씨는 “택시는 기름값 부담이 큰데 전기차는 이를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도 “테슬라 모델 S 90D 가격이 8,000만원대까지 내려와야 택시기사들이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전 인프라도 문제다. 테슬라는 오는 6월 차량의 고객 인도를 목표로 상반기 안에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 25곳을, 올해 안에 슈퍼 차저(급속충전기) 7곳을 설치활 계획이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김선태(35)씨는 “급속충전을 해도 100% 충전에 40분이나 걸린다”며 “집 주변에 충전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충전할 때마다 매우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매장을 직접 찾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 X’를 사전예약 해 테슬라 국내 1호 매장의 첫 구매고객이 됐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국내 독점 테슬라 사업파트너여서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하남=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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