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드라마 방송의 '온에어' 불이 켜지기 전까지 수 차례 기획됐다가 엎어지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의 제목도 여러 번 바뀐다.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된 제목은 흥행으로 직결되는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에게 쉽게 각인시키기 위해 혹은 경쟁 작을 의식해 제목을 바꾸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제목을 변경 후 쪽박 혹은 대박 난 드라마를 비교해봤다.
배우 고소영의 10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KBS2 수목극 '완벽한 아내'의 원래 제목은 '여자 심재복'이었다. 요사이 드라마 제목에 여자 주인공의 이름을 넣어 '우먼파워'를 강조한 경우가 많다. JTBC '힘쎈여자 도봉순'과 종영한 '역도요정 김복주'가 대표적이다. '여자 심재복'도 이와 비슷하나 반어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완벽한 아내'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제목 변경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아내'는 평균 시청률 4~5%대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는 제목은 그대로 두고 부제만 변경한 경우다. '더 허스토리(the herstory)'가 '빛의 일기'로 바뀌었다.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방송 전 "한국을 대표하는 위인을 주인공으로 한 사극의 부제로 영문을 표기하는 것에 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여론을 수렴해 우리말 제목으로 순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 초기부터 혹평이 쏟아졌다. 동시에 중국 시장을 노렸지만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에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죽을 쑤고 있다.
SBS 월화극 '피고인'의 가제는 '피눈물'로 알려졌다. 최근 최수진 작가는 한 카페에 "'피고인'을 2013년 작업했고 그 해 9월 25일에 '피눈물'이라는 가제로 저작권을 등록했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표절 논란에 대비해 대본 작업을 마치면 저작권 등록 작업을 먼저 진행한다. '피고인'의 제목 변경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주인공 지성은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 역을 맡아 매회 인생연기를 펼치고 있다. 지성의 열연에 시청률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25% 돌파를 눈앞에 뒀다.
'피고인' 후속작 '귓속말'의 원제는 '진격'이었다. 제목을 변경하면서 기존의 시놉시스와 대본을 모두 수정했다.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에 따르면 박경수 작가는 '진격' 3부까지 대본작업을 진행하다가 중단했다. 기획 방향을 수정하면서 등장인물과 구도 등이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이에 맞는 제목으로 '귓속말'을 떠올렸다. 이 PD는 "흔히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냐. 반대로 작은 속삭임들도 존재한다. 이런 작은 속삭임들을 귀 기울이자는 취지에서 '귓속말'로 제목을 정했다. '귓속말'은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를 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피고인'을 비롯해 KBS2 수목극 '김과장' 등 요즘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는 죄다 제목이 세 글자다. '귓속말'이'피고인'에 이어 세 글자 제목 드라마 대박 신화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KBS, SBS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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