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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빈 라덴의 무덤’, 떠다니는 군사기지 칼빈슨함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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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빈 라덴의 무덤’, 떠다니는 군사기지 칼빈슨함을 가다

입력
2017.03.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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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르릉"

14일 한반도 동해지역에서 훈련 중인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함(USS Carl Vinson, CVN-70)에서 미 해군의 주력 폭격기인 F/A-18 슈퍼호넷이 굉음과 연기를 수놓으며 비행갑판을 박차고 하늘로 떠올랐다. 불과 4초도 안 걸리는 시간이었다. 갑판에 설치된 캐터펄트 장치가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로 슈퍼호넷을 밀어낸 덕분이다.

14일 오후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중인 미 핵항공모함 칼빈슨함에서 F/A-18 슈퍼호넷이 굉음과 연기를 내뿜으며 이륙하고 있다. 칼빈슨함=사진공동취재단
14일 오후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중인 미 핵항공모함 칼빈슨함에서 F/A-18 슈퍼호넷이 굉음과 연기를 내뿜으며 이륙하고 있다. 칼빈슨함=사진공동취재단

이번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칼빈슨함의 갑판은 각종 항공기들과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헬기에서 내려 칼빈슨함에 첫발을 내딛는 취재진을 가장 먼저 반긴 것도 전투기 발진음과 매캐한 냄새였다. 갑판에서는 1분 만에 10여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렸으며 이ㆍ착함을 준비하는 대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나왔다.

1982년 취역한 노병 칼빈슨함는 역사의 산증인이자 동시에 어떤 적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규모와 위용을 자랑한다. 칼빈슨함는 데저트 스트라이크 작전, 이라크 해방 작전 등을 수행한 굵직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2011년에는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이 이곳에서 수장되기도 했다. 칼빈슨함의 크기는 길이 333m, 폭 77m, 비행갑판 76.4m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축구장 길이가 120m인 점을 감안할 때 축구장 3개를 나란히 붙여놓은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칼빈슨함의 주요 탑재기인 F/A-18 슈퍼호넷은 항공 대공 방어, 폭격, 공중지원,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미 해군의 전천후 폭격기다. 슈퍼호넷은 말벌이라는 별명만큼이나 빠르고 강하다. 최대 속도가 마하 1.7에 달하며 합동직격탄(JDAM)을 포함한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해 적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다.

전투중량이 16톤에 달하는 슈퍼호넷의 항모 착함을 3초 만에 이뤄졌다. 비행갑판에 15m마다 총 4개가 설치된 어레스팅 와이어가 하강한 함재기 동체의 고리와 연결되면서 착함을 도왔다. 달려드는 슈퍼호넷을 정지시켜야하는 만큼 거칠고 위험하게 느껴졌다.

축구장 3개 크기에 걸맞게 갑판 위는 항공기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S-3A 대잠수함기부터 SH-3H 대잠수함작전헬기, E-2 공중조기경보기 등이 눈에 들어왔다. 쌍발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한 E-2 호크아이는 고공에서 저공에 이르는 목표물을 포착할 수 있으며 이동을 추적할 뿐만 아니라 아군기의 지휘, 통제 역할도 수행한다. 훈련 작전 수행 후 착함하는 함재기를 봤을 때 평소 슈퍼호넷과 그라울러, 호크아이 한 대가 편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중인 미 핵항공모함 칼빈슨호 갑판에는 총 74대의 함재기가 대기 중이다. 칼빈슨함=사진공동취재단
14일 오후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중인 미 핵항공모함 칼빈슨호 갑판에는 총 74대의 함재기가 대기 중이다. 칼빈슨함=사진공동취재단

함미 먼발치에는 칼빈슨함를 따르는 여러 함이 흐릿하게 보였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미사일 순양함인 레이크 챔플레인함(CG-57), 이지스 구축함인 마이클 머피함(DDG-112)과 웨인이마이어(DDG-108)으로 구성된다. 게다가 칼빈슨함에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암살작전을 수행한 데브그루를 포함한 최강의 특수부대원들도 탑승한 상태다.

취재진을 맞이한 미 1항모강습단장인 제임스 킬비 해군 준장은 "지난 1월 5일 샌디에고를 떠나 괌을 거쳐 태평양을 지나 이곳까지 왔다"며 "현재 항모전단은 6500명의 승무원과 구축함 2대, 순양함 3대, 74대의 함재기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승무원을 위해 매일 1만8000끼니가 제공될 정도의 규모다.

킬비 준장은 이어 "이번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을 수행중인데 한국의 문무대왕함, 전북함과 훈련중"이라며 "훈련의 목적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정기적인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오산기지에서 칼빈슨함까지의 비행거리와 남하하는 칼빈슨함으로 봤을 때 북한이 '볼 수 있는' 동해상 해역에서 대북압박을 위한 위력시위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5년 만에 한반도에 전개되는 칼빈슨함는 15일 부산항에 입항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국방부공동취재단

칼빈슨호(CVN 70) 비행갑판의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항공모함의 모든 작전과 통제가 이뤄지는 곳이다. 연합뉴스
칼빈슨호(CVN 70) 비행갑판의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항공모함의 모든 작전과 통제가 이뤄지는 곳이다. 연합뉴스
칼빈슨호(CVN 70)의 격납고에 F/A-18 C 호넷 전투기가 결박돼 있다. 연합뉴스
칼빈슨호(CVN 70)의 격납고에 F/A-18 C 호넷 전투기가 결박돼 있다. 연합뉴스
칼빈슨호 비행갑판의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연합뉴스
칼빈슨호 비행갑판의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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