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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한 교사 되고 싶어…5년 전으로 돌아가도 공익제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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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한 교사 되고 싶어…5년 전으로 돌아가도 공익제보 할 겁니다”

입력
2017.03.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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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학원 비리 폭로 안종훈씨

파면ㆍ직위해제 부당인사 피해

시도교육청 최초 구조금 지급

14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공익제보자 구조금을 지급 받은 동구마케팅고 안종훈 교사. 안씨 제공
14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공익제보자 구조금을 지급 받은 동구마케팅고 안종훈 교사. 안씨 제공

“2012년으로 돌아간대도 학생들에게 떳떳한 교사가 되기 위해 또다시 공익제보를 할 겁니다.”

사학법인 동구학원의 비리를 폭로했다가 학교로부터 파면, 직위해제를 당해야 했던 동구마케팅고 국어교사 안종훈(45)씨. 14일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자 지원위원회를 열고 그에게 구조금 1,167만여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안씨가 9개월간의 직위해제 기간 동안 받지 못했던 임금 손실액으로, 비리사학 공익제보자에게 구조금이 지급된 것은 전체 시도교육청 최초다.

2012년 동구학원의 비리를 제보한 안씨는 2014년과 이듬해 학교로부터 두 차례 파면 당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직위해제 처분까지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안씨의 제보를 바탕으로 감사에 나서 동구학원의 부정 회계 및 횡령 등 각종 비위를 적발했다. 지난해 9월에는 동구학원 전체 임원에 대해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했고, 동구학원 전체 이사 8명을 모두 임시이사로 교체하는 등 정상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폐쇄적인 사학법인 운영 구조상 비리를 시정하기 위해선 공익제보자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하지만 안씨처럼 익명을 보장받지 못해 결국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 인사조치를 당하면서 각종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안씨는 복귀 후에도 학교 측에서 수업을 맡기지 않거나 교무실 내 자리배치까지 바꾸면서 모멸감을 심어준 탓에 9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아내와 두 자녀 역시 안씨가 무너지진 않을까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안씨는 “직위해제 된 기간이 꽤 길어 가족의 스트레스가 컸고, 월급 역시 100만원 가까이 삭감되면서 생활고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안씨는 절망감에만 빠져 사는 대신 다른 공익제보자들을 돕는 일에 뛰어들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여러 시민ㆍ종교단체와 공익제보자들을 보호ㆍ지원하는 ‘내부제보실천운동’을 꾸려 국회에 관련법 제정 및 재단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안씨는 “세월호 참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내부고발자는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자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내부고발자라는 낙인 탓에 사회에서 배제 당하지 않도록 이들을 적극 지원ㆍ보호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지난해 12월로 직위해제 처분이 풀려 현재 동구마케팅고로 출근 중이지만 아직까지도 수업을 맡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임시이사들과 논의해 안씨가 빨리 정상 복귀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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