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코파워 유치 찬반 주민투표 청구 추진
신서천발전소 부두 설치 공사 반대 시위
충남 서해안이 화력발전소(화전) 건설 때문에 시끄럽다.
당진시 주민들이 화전 건설 반대 서명운동을 벌인 뒤 주민투표를 요구한데 이어, 서천군 주민들은 화전 착공을 저지하기 위해 연일 집단 시위를 벌이는 등 곳곳에서 반발이 번지고 있다.
14일 충남 서천군에 따르면 지역어민들이 전날 신서천화력발전소 취ㆍ배수구 및 부두 설치 공사 착공을 앞둔 서면 동백정 해안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가진데 이어 이 날도 군청 주차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틀 연속 이어진 시위에는 서면 지역 5개 어업단체로 구성된 수산인협의체 회원 등 어민 3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신서천화력이 서면 연안 62만8,099㎡에 해상 공사를 추진하면서 변변한 보상 대책도 없이 강행하려 하고 있다” 며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어민들과 협의부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서천화력발전소의 해상 공사 구간은 통발를 비롯해 자망, 낚시, 주꾸미 잡이 등 연중 조업이 이뤄지는 어민의 생활터전”이라며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이유로 보상 대책도 없이 어구를 무작정 철수토록 요구하는 것은 갑질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협의체 김형주(54) 위원장은 “신서천화력은 어업피해 보상과 대체어장 마련 등을 위한 협의에 나서라”며 “협의를 하지 않으면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기초의원들도 “서천군은 발전소와 세부이행협약 당시 가장 민감한 보상문제를 발전소와 어민단체간 협상을 하도록 한 책임이 크다”며 “서천군이 어민 생존권을 위해 즉각 개입,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서천군 관계자는 “세부이행협약 체결 당시 비상대책위원회와 충분히 소통 한 뒤 한국중부발전과 협약을 했다”며 “어민들의 주장이 현행법상 수용이 불가능한 부분이 많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준공 예정인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서천군과 한국중부발전㈜이 2012년 업무협약을 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주민 불신으로 갈등을 겪다 지난해 4월 세부이행협약을 맺고 같은 해 7월 착공했다.
앞서 충남 당진송전선로 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는 9일 오전 당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1만1,523명의 서명이 담긴 ‘당진에코파워 유치 찬반 주민투표 청구 서명부’를 시에 제출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말부터 주민투표법과 당진 주민투표 조례에 따라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 시장에게 주민투표 청구서명부를 제출했다”며 “당진시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1만여 시민의 뜻을 담아 조속히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정부는 SK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 추가 건설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화력발전소 건설 찬반 의견을 묻는 것이 주민투표 대상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제출한 시민 서명부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주민투표 해당사항이 안 되면 반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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