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재산 관리 성용준 부사장
검찰, 그룹차원 조직적 관련 수사
삼성, 촬영일당에 수억 건넨 정황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사건과 관련,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성용준 CJ헬로비전 부사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CJ는 “동영상 제작 일당이 돈을 요구하려 접촉했던 인사일 뿐”이라고 선을 긋지만, 검찰은 CJ그룹 차원의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14일 사정당국과 CJ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헬로비전의 성 부사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성 부사장은 CJ그룹 재무팀장 출신으로 이재현 회장의 국내외 차명재산을 관리했던 최측근 인사다. 그는 2013년 이 회장의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됐고, 2015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달 초 인사 발령에 따라 그룹 지주사에서 헬로비전 성장전략지원TF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56ㆍ구속)씨 일당이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 성 부사장이 실제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파헤치는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동영상 제작 일당이 이메일로 접촉했던 상대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그들이 이메일로 관련 내용을 보내고 우리 측에 5억원 이상을 요구했는데 상속 소송 상대인 삼성 측 작전일 수도 있다고 보고 불법적인 일에 엮일 듯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동영상 촬영 지시를 내린 선씨가 CJ 사내 망에서 성 부사장 이름을 검색하고, 다른 공범이 그의 이메일로 돈 요구를 한 것으로 자체 파악됐다는 게 CJ 측 설명이다.
검찰은 또 삼성이 동영상 공개로 인해 일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영상 제작 일당에게 수억원의 뒷돈을 건네준 정황을 확인하고 자금 출처 등을 추적하고 있다. 선씨 일당은 2011년 12월~2013년 6월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이건희 회장 자택과 논현동 빌라에 여성을 투입시켜 성매매로 의심되는 동영상을 촬영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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