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이용자 절반 이상은 취약차주”
“빚 보유 5가구 중 1가구는 한계가구”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론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신용등급이 낮거나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취약차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빚이 있는 5가구 중 1가구는 빚을 갚기 힘든 한계가구라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시중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이들의 빚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23조179억원이었다. 이중 대출건수가 3건 이상이면서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인 ‘취약차주’ 비중은 17.9%(4조1,199억원)로 집계됐다. 여기에 신용등급이 5~6등급 사이인 ‘잠재적 취약차주’(33.5%ㆍ7조7,127억원)까지 전체의 절반 이상(51.4%)이 부실위험이 높은 대출로 분류된다. 취약차주 및 잠재적 취약차주의 개인카드자산 중 카드론 비중도 2013년 말 각각 37%, 51%에서 2016년 9월 말 44%, 58%로 늘어났다. 윤민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아래 카드론 등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아 이른바 돌려막기를 했던 취약차주들은 향후 금리가 오르면 빚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소득보다 빚이 많은 ‘한계가구’가 전체 부채가구의 5분의 1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날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빚이 있는 국내 1,086만3,554가구(부채가구) 중 금융부채가 자산보다 많고, 가처분소득에서 최저생계비와 원리금 상환액 등을 제외하면 마이너스가 되는 한계가구는 200만가구(전체 부채가구의 19.9%)로 추산됐다.
이들이 보유한 은행권 대출(일명 위험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69조원으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648조원)의 26%나 된다. 한신평은 특히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향후 부실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말 263조원이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정부의 담보인정비율(LTV) 완화(60→70%)로 작년 9월 348조원까지 급증했는데, 이중 LTV 60~70% 구간의 대출 비중이 32.1%에 이른다. 최근 증가 추세인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도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의 35.5%를 차지하고 있다. 여윤기 한신평 연구원은 “향후 경기침체나 주택가격 하락 시 저소득ㆍ저신용자 등 취약차주들이 채무상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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