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통신망 기반 서비스
동계올림픽 대비 현지 시범운행
드론과 교신.. 정류장서 물품 받아
# 굵은 눈발이 휘날리던 14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이곳에 ‘5G(5세대)’가 적힌 빨간 버스 한 대가 등장했다. 올림픽 기간 운전자의 도움 없이 리조트 곳곳을 누비게 될 자율주행 버스다.
운전자가 단추를 눌러 시동을 걸자 버스가 800m 시범 운행 구간을 유유히 달려나갔다.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 봤다. 사전에 설정된 시속 10~15㎞ 내에서 버스가 조심스럽게 움직이다가 전방에 차량이 나타나자 급정차와 동시에 ‘차량 접근 중’이라는 문구를 운전석 디스플레이에 띄웠다. 이어 앞 차가 서서히 멀어지면서 버스도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다.
# 시험 주행 구간 도로 끝에는 운전석 높이의 택배 보관함이 설치돼 있었다. 이 보관함에 택배를 전달하는 건 사람이 아닌 자율주행 무인기(드론). 운전자가 시간과 장소를 지정해주지 않았는데도 버스와 실시간으로 위치 정보를 주고 받으며 날아오더니, 버스가 도착할 때쯤 보관함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 택배 상자를 툭 내려 놓았다. 두 손이 자유로운 운전자는 곧바로 이를 낚아채듯 집어 들었다.
KT가 강원 평창에서 5세대(G) 기반 자율주행 버스와 드론 택배 서비스를 첫 시연하며 동계올림픽 출격 채비를 마쳤다. LTE보다 최소 10배 빠른 5G를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운 KT는 내년 평창에서 5G 기반의 자율주행차와 서비스들을 일반에 시범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미리 공개된 자율주행 버스는 차량 관제센터와 5G 네트워크로 연결돼 다른 차량, 장애물 등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며 충돌을 방지했다. 통신 지연 시간이 1,000분의 1초에 불과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운전자는 디스플레이로 현재 속도뿐 아니라 주변 차와의 간격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5G 버스는 이동 중에도 고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3차원(D) 영상이나 홀로그램 등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가 새로 개발한 ‘가상현실(VR) 웍스루’도 데뷔 무대를 가졌다. VR 웍스루는 고정된 위치에 선 채로 360도로 고개를 돌려가며 보던 기존 VR 서비스와 달리 걸어 다니면서 가상의 물체를 만질 수 있는 차세대 VR 서비스다. 이용자는 VR 기기와 함께 위치 및 동작을 실시간 감지하는 감지기(센서)가 부착된 장갑, 신발 등을 착용한다. 이 밖에 KT는 선수 시점의 실시간 영상을 보여주는 ‘싱크뷰’, 정지 상태에서 다양한 각도의 화면을 제공하는 ‘인터렉티브 타임슬라이스’ 등 평창에서 관람객들을 만날 실감형 서비스들도 시연했다. KT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 서울, 강원도 등에 체험 시설을 마련해 전 국민에게 5G 서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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