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KBO리그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회전 탈락 참패의 충격을 털고 4개월 여 만에 다시 야구팬들을 찾았다.
14일 전국 5개 구장에서 막을 올린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대전(한화-LG) 2,740명, 대구(삼성-kt) 4,000명, 광주(KIA-두산) 1,327명, 창원(NC-넥센) 1,100명, 부산(롯데-SK) 1,447명 등 총 1만614명의 관중이 올해 첫 경기를 현장에서 즐겼다. 토요일에 열렸던 2015년 개막전 5경기 총 관중(3만6,589명)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시범경기 개막전 관중(4경기 6,238명)은 크게 웃돌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은 WBC 후유증 우려를 씻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WBC에 집중하느라 잠시 잊었던 올 시즌 프로야구의 관전포인트를 미리 볼 수 있는 첫 날이었다.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KIA)는 이적 첫 타석 초구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형우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0-2로 뒤진 2회 첫 타석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솔로홈런으로 두들겨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최형우를 영입하고 양현종을 잔류시켜 우승후보로 꼽히는 KIA는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에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최형우의 홈런 이후 4안타를 몰아쳐 5-2로 역전한 KIA는 6회 나지완과 김주형의 솔로홈런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의 새 외국인 투수 팻 딘은 선발 3이닝 동안 1피안타와 4사구 2개로 2실점했다. 이 경기에서는 올 시즌 도입한 메이저리그식 비디오 판독 시스템도 첫 선을 보였다. 2-7로 뒤진 두산의 8회 공격 1사 만루에서 왼쪽 폴 위로 넘어간 국해성의 타구가 홈런으로 선언되자 김기태 KIA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지난해까지는 심판이 심판실에 가서 중계 방송사의 느린 화면을 보고 판정했지만 올해부터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KBO 비디오판독센터에서 판정을 내린다. 김성철 주심과 김준희 3루심은 인터컴을 착용하고 판독센터의 판독 결과를 기다렸고 홈런은 파울로 확인돼 판정은 번복됐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이후 3년 만에 외국인 사령탑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과 염경엽 신임 단장은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SK는 롯데를 3-2로 제압했다. 한국 무대 첫 실전 등판에 나선 SK의 스콧 다이아몬드는 4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 몸값(4년 150억원) 선수이자 6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4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김진욱 감독이 이끄는 kt는 삼성을 9-1로 꺾고 창단 첫 탈꼴찌 도전을 목표로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했다. 1루수로 복귀해 은퇴 시즌을 치르는 이승엽(삼성)은 2타수 무안타 후 교체됐다.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은 김성근 감독과 양상문 감독이 맞붙은 한화와 LG는 9회까지 9-9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장,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한 넥센도 NC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연장전 및 더블헤더는 실시하지 않는다. 취소된 경기에 대한 재편성도 없다.
올해 시범경기는 26일까지 12일 동안 팀당 12경기씩 총 60경기를 치른다. 지난해까지는 팀당 18경기였지만 올해는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2월1일로 늦춰지고 국내에서 WBC 1라운드 경기도 열려 시범경기 일정이 축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광주=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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