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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독일 도피, “박근혜 지시”증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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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독일 도피, “박근혜 지시”증언 나와

입력
2017.03.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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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측근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법정증언

지난해 10월 독일로 찾아갔을 때 윗선 시사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로 도피했을 가능성

최순실씨가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최순실씨가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지난해 자신이 은신하던 독일로 찾아온 측근에게 “저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조금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해외 도피생활을 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재판에, 최씨 측근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된 뒤 독일로 도피해 있던 최씨를 만나 생필품과 현금 등을 전달하면서 김 전 대표가 “회장님 한국 여론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가급적이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와 수습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하자 ‘윗선’의 뜻 때문에 지금은 돌아갈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다.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는 김 전 대표에게 최씨가 “삼성에서 5억원 지원 받은 것 밖에 없다”고 벌컥 화를 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삼성으로부터 430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기소된 최씨는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사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통화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도 김 전 대표는 증언했다. 지난해 7월 최씨를 차에 태우고 가던 중 최씨가 전에 없이 공손한 태도로 “차은택 쪽 라인 때문에 일이 좀 생긴 것 같습니다”라고 전화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1년 반 동안 최씨를 봤지만 평소와 다르게 공손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모습이 의외였다”며 “(최씨보다) 높은 사람은 대통령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가 통화 내용을 듣고 있자 최씨는 김 전 대표에게 차를 세운 뒤 밖에 나가 있으라고도 지시했다.

김 전 대표가 KT에 채용하라고 추천한 인사가 김 전 대표 아내임을 뒤늦게 알게 된 최씨가 “VIP께 얼마나 창피한 일인 줄 아느냐, 나라 팔아먹은 놈들”이라고 크게 질책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최씨는 이날 직접 신문에 나서 김 전 대표를 매섭게 노려보며 “독일에서 그런 말 한 기억이 없다”며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최씨가 무섭다며 “최씨와 절대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고 검찰 측에 부탁한 바 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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