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32분. 노르웨이 아이스하키 프로리그 플레이오프 한 경기의 진행 시간이다. 해당 지역 경찰서에는 경기를 보러 간 가족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가 이어지기도 했다.
14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스토르하마르 드래건스와 스파르타 워리어스의 노르웨이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최장 시간 경기로 기록될만한 혈투가 펼쳐졌다. 7전 4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2패로 맞선 두 팀은 이날 3피리어드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연장 5분 후 승부치기에 들어가는 정규리그와 달리 20분 동안 서든데스(골든 골) 방식의 연장전으로 승부를 정한다.
양팀은 연장전에서도 골이 터지지 않아 8차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고, 9차 연장전으로 접어들기 전 스토르하마르의 윙어인 호아킴 얀선이 서든데스 골을 터뜨렸다. 오후 6시에 시작한 경기의 종료를 알린 시간은 다음날 새벽 2시32분이었다.
이날 총 입장 관중 수는 5,526명인데, 새벽 2시 반이 넘은 시각에도 1,100명의 관중이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결승골을 넣고 빙판에 드러누운 얀선은 “빨리 집에 가서 침대에 눕고 싶다”고 말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역대 최장 시간 경기는 디트로이트 레드윙스가 몬트리올 마룬스를 1-0으로 꺾은 1936년 스탠리컵 결승전이다. 당시 경기는 6차 연장까지 이어졌다.
영국 BBC는 노르웨이 아이스하키의 최장 시간 경기를 전하면서 다른 종목 혈투도 소개했다. 야구에서는 1981년 미국 로체스터 레드윙스와 포터켓 레드삭스 경기가 33이닝 동안 진행돼 이틀간 8시간 이상이 걸렸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최장 시간 경기는 1951년 1월 인디애나폴리스 올림피언스가 6차 연장 끝에 로체스터 로열스를 제압한 것이었다.
테니스에서는 2010년 윔블던 대회에서 존 이스너(미국)가 니콜라스 마후(프랑스)와 3일간 11시간5분에 걸쳐 2박3일 경기를 했다. 마지막 5세트의 점수는 무려 70-68, 이스너의 승리로 끝났다. 이스너는 아이스하키의 최장 시간 경기를 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들 장난”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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