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강설량 60cm 예보
뉴욕, 뉴저지주 긴급사태 선포
봄을 눈앞에 둔 미국 북동부가 갑작스러운 눈 폭풍을 맞았다. 항공기가 결항하고 뉴욕 지하철의 지상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도 예정보다 사흘 뒤로 미뤄졌을 정도다.
미국 국가기상청은 13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수도 워싱턴에서 동부 최북단 뉴잉글랜드 지역에 걸쳐 강설량 최대 60㎝에 달하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최고 시속 60~80㎞ 강풍을 동반한 폭설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해안지역 일부에서는 해일도 예고된 상태로, 기상청은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폭설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긴급사태를 선포했고 뉴욕 지하철은 14일 오전 4시부터 지상구간의 운행을 정지했다. 뉴욕과 보스턴ㆍ필라델피아 등 북동부 주요도시는 14일 공립학교에 일시 휴교령을 내렸다. 13일 오후에는 14일부터 예정된 북동부를 오갈 항공기편 약 5,000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이 겨울 폭풍은 전날인 12일에 오대호 연안에 평균 8~15㎝의 눈을 뿌린 후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시간ㆍ일리노이ㆍ위스콘신주 등이 영향을 받은 가운데 미네소타주에는 최대 33㎝까지 눈이 쌓였고 하루 400여건의 자동차 충돌사고가 보고되기도 했다.
눈 폭풍은 워싱턴의 일정까지 바꿨다. 백악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워싱턴 방문이 14일에서 17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테겔공항으로 향하던 도중 백악관측의 연락을 받고 방문 연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회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운영과 러시아ㆍ중동정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의 개방적 난민정책을 비판하고 독일의 국방비 증강 등을 요구하면서 두 나라 간 관계는 껄끄러워진 상태다. 이 때문에 서구의 중심국가 미국과 유럽연합(EU) 핵심국 독일 수장의 만남에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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