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활짝 웃는 마라도나/사진=연합뉴스
[수원=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 추첨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전설의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57ㆍ아르헨티나)가 "허정무(62ㆍ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14일 수원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 수 백 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5:5 미니 축구경기(풋살)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허 부총재는) 모든 면에서 훌륭한 분이다. 좋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 뵙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선수로 맞붙었던 허 부총재의 이른바 '태권 태클' 사진을 보여주자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면서 "모든 부상의 순간들은 다 기억한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에서 당했던 부상들은 더욱 그렇다. 이 사진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마라도나와 허 부총재는 멕시코 월드컵에서 선수로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였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지도자로 대결을 한 각별한 인연이 있다. 마라도나는 그 동안 한국 축구와 자주 맞닥뜨리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무래도 한국 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특정 선수 한 명을 선택하긴 어렵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축구에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축구공은 유년 시절 값싼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축구를 즐겨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대됐던 둘의 재대결은 상대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허 부총재가 실제 경기는 뛰지 않아 무산됐다. 대신 마라도나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보답했다. 마라도나와 파블로 아이마르(38ㆍ아르헨티나)는 '팀 마라도나'와 '팀 아이마르'로 나뉘어 이벤트전을 가졌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마라도나 팀이 4-3으로 승리했다. 마라도나는 첫 골을 넣고는 포효했고 이른바 '신의 손' 사건을 재현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마라도나 팀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신태용(47) U-20 대표팀 감독은 "문화적 차이가 있겠지만 마라도나가 이렇게 열심히 뛰고 즐기는 모습은 충격이라고 할 정도"라면서 "이런 자세는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놀라워했다.
신 감독은 대다수 팬들을 현장으로 불러 모은 대회 홍보대사인 배우 류준열(31)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U-20 대표팀이 이렇게 많은 카메라 플래시를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며 "마라도나와 아이마르 효과다. 직접 같이 경기도 뛰면서 평소 축구를 사랑해주는 류준열 씨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화성행궁 앞에는 이벤트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여든 젊은 남녀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 중에는 동시대 스타가 아닌 마라도나를 보기 위해 찾아온 젊은이들도 많았다. 90년대 생이라는 앳된 얼굴의 한 남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됐고 마라도나를 보기 위해 직접 왔다"고 말했다.
만 17세로 A매치에 데뷔한 마라도나는 1979년 U-20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1986년 FIFA 월드컵까지 우승했다. U-20 월드컵과 성인 월드컵까지 모두 거머쥔 건 마라도나가 유일하다.
리오넬 메시(30ㆍFC바르셀로나)가 꼽은 최고의 우상으로 같이 자리를 빛낸 아이마르는 U-20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축구를 하는 것만큼 즐기는 건 없다.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원=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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