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바다 매립해 만든 하천
고약한 냄새ㆍ해충 발생 온상 전락
市, 1일 3만톤 맑은물 방류 계획
연말까지 하수도 정비 마무리
“연말쯤엔 악취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겠죠.”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유달경기장에서 열린‘입암천 정비 하수도 중점관리사업 기공식’에는 주민 1,000여명이 참석했다. 그 흔한 기공식 기념품 하나 없고, 관(官)에서 행사 참여를 독려하는 ‘인력 동원’도 없었지만 입암천 주변 동네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여들었다.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입암천 악취와 해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이제 목포시내에도 깨끗한 물이 흐를 수 있게 됐고, 악취로 인한 고통도 덜게 됐다”며 기뻐했다.
목포시가 1970년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입암천은 폭 25m, 길이 1.25㎞로 목포 도심을 관통하는 지역 대표 하천. 입암천 주변에 형성된 용당 2동과 연동, 삼학동, 이로동 등 1만2,651가구(3만여명)에서 발생하는 오수와 빗물 등을 흘려 보내는 큰 하수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바닥 갯벌이 썩고 퇴적토가 쌓여 악취가 진동하고 모기 등 해충의 서식지로 전락해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주민들은 “역한 냄새와 해충 때문에 창문도 제대로 못 연다”, “집중호우라도 쏟아지면 침수 피해까지 걱정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하지만 시가 입암천 정비 사업에 나서면서 주민들은 걱정을 한 시름 덜게 됐다. 연말 완공 예정인 이번 사업에 시는 100억원을 투입해 악취를 잡을 계획이다. 하천 바닥의 슬러지(썩은 갯벌)를 0.5~1m 깊이로 파내 악취와 해충 발생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또 하천 중간에는 폭 3m, 수심 40~50㎝의 수로를 설치해 연중 하루 3만 톤의 맑은 물을 흘려 보내기로 했다. 이 곳엔 경관 감상을 위해 교량 3개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하천으로 오수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주변 하수관로를 정비하고, 비가 온 뒤 하천 바닥 침전물 제거를 위해 세척시설 3개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침수 예방을 위해 입암천 상류에 설치된 60㎝ 높이의 고정식 오수 차집보를 집중 호우 시 자동으로 접히는 가동보로 교체, 장마철 전에 상류에 저장된 10만 톤의 하수를 미리 방류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입암천에 배출되는 대하수도 토출구를 용당펌프장 한 곳으로 모으고, 입암천 수위에 관계 없이 퍼올릴 수 있도록 토출구를 직선으로 개선해 통수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악취 발생과 해충 서식이 예방돼 입암천 주변의 보건위생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지성 집중호우 시에는 일시적인 유수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돼 용당동 2ㆍ3호 광장 일대 침수 예방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입암천 일대 지역주민들의 고질적인 민원이 해소돼 정주여건이 개선되면서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이라며“주차장이 늘어나 인근 시장 등 상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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