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지난해 교육부는 11년 만에 초ㆍ중ㆍ고교생 건강검사제도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검사항목 중 혈액형 검사, 색맹 검사를 없애고, 체질량지수(BMI) 일원화, 허리둘레 측정을 추가해 비만 검사를 강화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매년 늘면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성인 대사질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과체중 학생은 8.1%, 비만은 12.9%로 두 군을 합친 ‘비만군’ 학생은 21%를 차지했다. 2007년(15.3%)보다 1.37% 증가한 수치다. 초ㆍ중ㆍ고교생 고도비만은 2007년 0.8%에서 2014년 1.4%로 7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보다 정도가 심하고 합병증 위험도 높다. 특히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큰 만큼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도 측정에 고려할 사항 가운데 중요한 기준이 허리둘레다. 우리 몸은 복부부터 지방을 축적하고, 한 번 살찌면 잘 빠지지 않는다. 복부비만 정도는 (허리둘레÷엉덩이둘레)로 계산하는데 허리둘레 기준 남성은 36인치, 여성은 32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내장지방이 과다 축적돼 심각한 복부비만으로 악화하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 질환 등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 위험은 더 커진다.
비만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한 대사증후군은 성인까지 이어진다. 연구결과, 10대부터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40~50대에 대사증후군이 나타난 사람보다 심근경색 신부전증 망막질환 같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비만 위험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적극적인 비만 관리가 필수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고지방식, 고칼로리식 등 잘못된 식습관과 신체활동 부족이다. 따라서 생활 속 관리를 통해 충분히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일단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한창 성장하는 시기인 만큼 무조건 굶는 것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하는 등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하되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는 피해야 한다. 군것질도 피하고 고기 등 특정 음식만 편식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음식량을 조절하되 영양공급에 문제없게 관리해야 한다. 운동도 중요한데 계단 이용ㆍ가까운 거리 걷기 등 생활하면서 운동을 하는 습관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도비만 단계라면 전문의 치료를 받으면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신체계측 및 혈액검사, 영양평가, 행동평가, 생활습관평가로 비만 원인을 찾고, 현재 비만상태에 가장 효과적인 식단은 물론 약물 처방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는 무조건 아이에게만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강요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부모도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녀와 함께 식단을 구성하고 1주일에 최소한 2번 정도는 재미있는 운동을 함께 즐기면서 격려와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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