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13일 채용공고와 함께 시작됐다. 취업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력을 채용해온 삼성의 그룹 차원 마지막 공채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5개 계열사는 이날 삼성그룹 채용사이트에 일제히 채용공고를 게시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소프트웨어(SW)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집중교육을 실시한 뒤 내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SCSA 과정 신입사원 모집공고도 올렸다. 삼성의 상장 계열사 중에선 삼성중공업과 삼성카드만 이번에 채용공고를 올리지 않았다.
계열사 별 채용 분야는 다르지만 15~21일 지원서를 접수하고, 다음달 16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른 뒤, 4~5월 중 각 사별 면접과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일정은 동일하다.
매년 약 1만4,000명의 인력을 선발해온 삼성의 공채는 채용 인원과 처우 수준에서 국내 최대 규모다. 각 계열사들은 정확한 채용 규모를 공개하지 않지만 삼성의 상반기 전체 채용 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한 4,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 경기 평택시에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을 가동하는 삼성전자가 인원을 큰 폭으로 늘려 다른 계열사에서 줄어든 부분을 만회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900여명)보다 2, 3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채를 끝으로 삼성의 그룹 공채는 사라지고 하반기부터는 각 사별로 채용을 진행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고용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채용 인원을 늘려 잡았던 관행이 사라지고, 꼭 필요한 인원만 뽑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이 담당한 계열사 간 신입사원 인원 조정 기능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신입사원들에게 ‘삼성맨’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경기 용인시 인력개발원에서 28박 29일간 실시됐던 그룹 입문교육도 폐지된다. 다만 문제은행 방식인 GSAT는 계속 유지하고, 시험도 지금처럼 같은 날 일정한 곳을 정해서 치를 가능성이 높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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