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꿈의 59타’를 치고도 우승에 실패했던 애덤 해드윈(30ㆍ캐나다)이 ‘한 풀이’에 성공했다.
해드윈은 13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에 보기 1개, 버디 3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해드윈은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09년 프로가 된 해드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다. 캐나다 투어에선 정상에 오른 적도 있지만 PGA에선 우승은 고사하고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도 손에 꼽을 정도로 주목 받지 못했다. 그가 이름을 알린 대회는 지난 1월 PGA투어 커리어빌더 챌린지로 3라운드에서 59타를 기록하면서 세계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게다가 꿈의 기록을 달성하고도 정작 우승을 하지 못해 더욱 기억에 남았다. 당시 해드윈은 1타차로 생애 첫 우승을 놓쳤다. PGA 투어 사상 59타 이하의 성적을 내고도 우승하지 못한 것은 해드윈이 네 번째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해드윈은 정상 등극 직전에 고비를 맞았다. 16번홀(파4)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워터해저드에 들어갔고, 40㎝가 안 되는 짧은 보기퍼팅까지 실패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야 했다. 순식간에 2타를 잃은 해드윈은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가 됐다. 그러나 이번엔 마지막에 웃었다. 해드윈이 18번홀(파4)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변에 멈춰 섰지만, 경쟁자인 캔틀레이가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을 감싼 벙커에 빠진 것. 캔틀레이가 벙커 탈출에 이어 시도한 5m짜리 파 퍼팅은 홀을 외면한 상황에서 해드윈이 침착하게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마침내 정상에 섰다.
해드윈은 오는 4월에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출전도 가능하게 됐다. 결혼을 앞둔 해드윈은 마스터스와 겹치는 신혼여행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해드윈은 “버틸 수 있었던 내가 자랑스럽다. (우승을 위해선) 좋은 샷을 계속 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18번홀에서 쉽게 파 퍼팅을 할 수 있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2위 캔틀레이는 마지막 홀의 보기로 역전우승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PGA 투어에서 남은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ㆍCJ대한통운)은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2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합계 1오버파 285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공동 49위로 전날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메이저급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 이어 열린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1~5위인 더스틴 존슨(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조던 스피스(미국)는 출전하지 않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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