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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에 해트트릭으로 ‘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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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에 해트트릭으로 ‘본때’

입력
2017.03.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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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이 13일 밀월(2부리그 소속)과 FA컵 8강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이 13일 밀월(2부리그 소속)과 FA컵 8강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손흥민(25ㆍ토트넘)의 대답은 해트트릭이었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후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밀월(3부 리그)과 FA컵 8강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41분과 후반 9분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추가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34분에는 빈센트 얀센(23)의 골까지 도왔다. 영국 축구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만점인 10점을 주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그가 2015년 8월 독일에서 영국으로 무대를 옮긴 뒤 해트트릭을 달성한 건 처음이다. 독일에서는 레버쿠젠 시절 2015년 2월 볼프스부르크전(4-5 패), 2013년 11월 함부르크전(5-3) 해트트릭을 한 적이 있다.

이날 경기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얼룩졌다.

원정 팀 밀월 팬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으며 “DVD! 3개에 5파운드”를 외쳤다. 동양인들이 싸구려 DVD를 복제해 팔고 다닌다는 의미다. 폭스스포츠는 “손흥민이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고 닐 해리스(40) 밀월 감독도 경기 후 “심각한 처벌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국축구협회는 인종차별 구호를 외친 밀월 팬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밀월은 인종차별로 자주 구설에 오른 팀이다. 앞서 FA컵 16강 때도 레스터시티의 일본인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30)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축구협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2004년 10월 칼링컵 때도 리버풀의 지미 트라오레(36ㆍ프랑스)에게 원숭이 소리를 내 2만5,000파운드(약 3,400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인종차별 행위로 잉글랜드축구협회 징계를 받은 최초의 사례다. 2005년 FA컵 64강전에서는 당시 울버햄턴의 설기현(37)에게 ‘DVD’ 구호를 외쳐 울버햄턴 주장 폴 인스(50)가 밀월 팬들을 향해 “수치스럽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날 맹활약으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5)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2월 초 선발 출전한 선덜랜드-미들즈브러-리버풀과 정규리그 3경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주전에서 밀렸다. 지난달 17일과 24일, 겐트(벨기에)와 유로파리그 2연전 그리고 27일 스토크시티와 정규리그 경기 모두 교체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이날 쾌조의 몸놀림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토트넘은 주전 공격수 해리 캐인(24)이 밀월전에서 전반 7분 오른쪽 발목을 다쳐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이 다쳤지만 손흥민이 있어 다행”이라며 중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케인은 작년 9월 발목 부상을 당한 뒤 11월에 복귀했는데 이 때도 손흥민이 8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으로 기대에 부응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손흥민은 정규리그 7골,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 등 14골을 기록 중이다. 그가 겨냥하고 있는 기록은 차범근(64) 전 대표팀 감독이 1985~86시즌 레버쿠젠 시절 작성한 한국 선수 유럽 무대 최다 득점(19골)이다. 앞으로 정규리그가 11경기나 남아있어 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ㆍ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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