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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시절 헤어진 쌍둥이, 10년만에 기적처럼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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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시절 헤어진 쌍둥이, 10년만에 기적처럼 재회

입력
2017.03.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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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오드리 도어링(왼쪽)과 그레이시 레인스베리가 1월 10일 미국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재회해 포옹하고 있다. CNN 캡처
쌍둥이 자매 오드리 도어링(왼쪽)과 그레이시 레인스베리가 1월 10일 미국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재회해 포옹하고 있다. CNN 캡처

“항상 누군가를 잃어버린 것만 같았어요. 이제야 찾았어요.”

긴 검정머리에 검은색 뿔테 안경, 분홍색 티셔츠 차림을 한 10세 소녀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쉽사리 울음을 그치지 못하던 아이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다른 소녀를 말없이 껴안고는 이내 환하게 웃었다. 한 아이는 생머리, 다른 아이는 곱슬거리는 파마머리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눈, 코, 입, 체형부터 옷차림까지 똑 닮았다.

최근 미국 ABC방송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등장해 미 전역을 감동시킨두 소녀는 바로 오드리 도어링(10)과 그레이시 레인스베리(10)다. 누가 봐도 일란성 쌍둥이인 아이들이지만 둘은 성(姓)뿐 아니라 사는 곳, 가족 모두 다르다. 오드리는 위스콘신주 소도시 워소에서, 그레이시는 약 2,400km 떨어진 워싱턴주 리칠랜드에서 각자의 부모님과 3명의 형제자매와 살고 있다. 두 소녀가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자란 것은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생후 약 15개월만에 미국으로 입양되면서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 일생 동안 언니, 동생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살던 둘은 지난 1월에야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서로를 껴안았다.

오드리와 그레이시의 기적 같은 이야기의 시작은 이로부터 약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 간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오드리의 엄마 제니퍼 도어링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생각하다 딸이 입양되던 전 중국 신문에 실린 실종아동 광고를 찾기 시작했다. 제니퍼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드리에 대한 정보가 사라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이가 아직 어릴 때 가능한 한 빨리 과거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니퍼는 수소문 끝에 입양 아동의 기록을 찾아주는 단체를 통해 광고 사진을 받아 들었다. 사진에는 놀랍게도 오드리(중국명 통민구이)와 같은 모습의 아이 그레이시(중국명 통민메이)가 함께 당시 위탁모에게 안겨 있었다. 두 아이의 중국 이름을 합치면 ‘장미’라는 뜻의 메이구이(玫瑰). 딸에게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제니퍼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레이시의 엄마인 니콜 레인스베리를 찾아 연락, 딸들에게 영상을 통해 서로를 소개했다.

영상 통화로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후 오드리는 “(그레이시를 보고) 나랑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레이시도 “우리 둘다 맥앤치즈를 좋아하고 학교에서 수학이랑 체육을 제일 좋아해요”라며 자랑했다.

만남 이후 아이들이 헤어져야 했던 이유도 조금이나마 밝혀졌다. 오드리의 엄마 제니퍼는 “당시 행정 착오로 두 아이의 생일이 다르게 기재돼 있어 위탁모도 둘이 쌍둥이인 것을 몰랐을 수 있다”며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던 오드리와 그레이시가 각각 자원한 가정에 입양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시의 엄마 니콜은 오드리 가족과 꾸준히 연락하며 딸들의 친모를 찾는 일에 진력할 계획이다.

구단비 인턴기자

2007년 중국에서 입양되기 전오드리 도어링과 쌍둥이 그레이시 레인스베리가 위탁모 무릎에 앉아 있는 모습. ABC방송 캡처
2007년 중국에서 입양되기 전오드리 도어링과 쌍둥이 그레이시 레인스베리가 위탁모 무릎에 앉아 있는 모습. ABC방송 캡처
10년 만에 재회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드리 도어링(왼쪽)과 그레이시 레인스베리. ABC방송 캡처
10년 만에 재회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드리 도어링(왼쪽)과 그레이시 레인스베리. ABC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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