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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탄핵 3부작: 누가 마지막 주인공인가?

입력
2017.03.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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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 4.13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을 회고해보자. 누가 여소야대를 예측할 수 있었나. 가깝게는 지난해 10월 JTBC 태블릿 PC 보도로 시작된 최순실 게이트는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귀결되었다. 믿기 힘들 정도로 드라마틱한 충격과 변화의 연속이다. 최순실 게이트부터 차기 대선까지의 전 과정을 3부작으로 나누어본다면 2부가 끝나고 마지막 무대의 막이 오르고 있는 셈이다. 숨 가빴던 지난 과정을 복기해보면서 차기 대선을 중심으로 펼쳐질 3부에서는 누가 주인공이 되고 어떤 장면이 펼쳐질 지 예측해보자.

1막의 사건 발단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정체불명의 비선에 의해 국정농단이 이루어지고 엄청난 이권 개입이 확인되었다. 대통령 지지율이 4%라는 역대 최악의 지경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문책의 대상이 권력의 정점에 있는 현직 대통령이었기에 정작 사건의 해법을 찾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거국내각”이라는 야권의 안과 “국회 합의에 의한 하야”라는 대통령의 승부수가 교차했다. 여야는 물론 여야 내부에서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급기야 여당은 분열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솔루션도 제각각이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여야 의석 분포, 헌법재판관들의 이념성향 등을 근거로 탄핵이라는 솔루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약속한 검찰수사를 거부한 이후, 민심은 주저 없이 탄핵안에 힘을 실었다. 대통령과 친박 여당의 저항으로 국회가결이 가능할지 누구도 자신하지 못했지만, 결국 민심은 천만 촛불의 위력을 과시하며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누가 이 드라마를 쓰고 있는지, 그들이 바라는 결말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특검 수사와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는 제2막의 시작을 알렸다. 제도의 작동에 신뢰를 갖기 시작했고 그 결과 차기 대통령 선거로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이제 직접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보다는 특검 수사와 헌재에 힘을 실어주었다. 민주당 및 야권 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탄핵과 함께 투표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새로운 솔루션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가 바뀌면서 무대의 주인공도 급격하게 교체되었다. 보수의 희망이었던 반기문 전 총장,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차기 대선주자 리스트에서 탈락했다. 야권에서도 촛불집회에 올인했던 박원순 시장은 사퇴했고,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이재명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신 촛불 초기에 미온적이라고 비판 받은 문재인 후보가 30%대 대세로 성장했다. 3% 지지율로 하위권에 머물던 안희정 지사가 2위로 올라섰다. 헌재 심판 막바지로 가면서 대통령은 특검 및 헌재를 전면 부정했고, 이를 지지하는 대규모 태극기 맞불집회가 지속되었지만, 헌재는 8:0 합의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3월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거처를 옮기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 진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마지막 무대에서도 주연의 자리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과연 박 전 대통령의 구상은 실현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태극기를 지키는 마니아를 제외하면 이미 적지 않은 콘크리트 관객들이 떠났고, 받쳐주던 조역들도 대부분 등을 돌렸다. 무엇보다 작가의 관심사가 대통령에 대한 심판 대신 차기 대선 주인공의 캐릭터 구상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드라마틱한 변화를 선호해온 작가의 성향을 고려할 때, 어떤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는지, 마지막 무대의 최종 주인공이 누가될지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마지막 무대의 러닝타임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끝까지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한울 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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