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장의 영웅으로 활약하는 개들이 있습니다. 몸에 꼭 맞는 방충복을 갖춰 입은 이 개들은 꿀벌의 생명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요.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메릴랜드 주 농무부는 지난 해 5월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맥’(Mack)을 양봉장의 다섯 번째 감독관으로 정식 임명했습니다. 맥은 정식 감독관 자격을 따기 위해 14주간 교육 과정도 거쳤는데요. 식대나 진료비 형태로 봉급도 받습니다.
메릴랜드 주는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양봉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1982년부터 양봉견을 고용해오고 있습니다.
양봉견의 역할은 뭘까요. 바로 미국 꿀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균성 전염병인 부저병(American foulbrood)을 막는 것인데요, 탁월한 후각으로 악취를 뿜어내는 세균을 미리 탐지해 유충이 세균에 감염되는 것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호주 틴티나라에서 양봉을 하는 조시 케넷 씨도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부저병에 걸린 꿀벌들은 더 자라지 못하고 유충 단계에서 죽기 때문입니다. 재빨리 격리하지 않으면, 세균은 점점 확산해 대규모의 유충이 사망하게 됩니다.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케넷 씨가 모셔온(?) 건 양봉견 ‘바즈’(Bazz)입니다.
바즈는 부저병 세균의 강하고 독특한 냄새를 구별해 낼 수 있도록 훈련 받았습니다. 케넷 씨는 바즈가 활약해 준 덕분에 세균을 빨리 발견해 더는 다른 유충들에게 번지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습니다.
생태계에서 꿀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꿀벌의 수분 활동 덕분에 작물은 열매를 맺고, 우리는 채소와 과일 등의 식량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만약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간 역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것이 꿀벌 개체 수를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옷 입는 것을 싫어하는 개들도 많이 있지만, 바즈는 자신을 위해 특수 제작한 이런 중장비도 전혀 마다하지 않습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이 특별한 옷 덕분에 바즈는 끈적거리는 세균을 몸에 묻히지 않고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 바즈의 활약에 케넷 씨도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믿음직한 바즈의 표정을 보면 천직일지도 모르겠네요. 작업복을 입고 활약하는 바즈의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김서로 인턴기자(이화여대 행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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