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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파면 뒤 사드 변화 기대하는 중국

입력
2017.03.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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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롯데마트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들. 연합뉴스
중국 롯데마트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들. 연합뉴스

중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정책 변화를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관영매체는 이미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고, 정부 차원에서도 반한(反韓) 집회 차단 등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사설에서 “한국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갈 가능성이 거론될 만큼 그에 대한 청산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드를 비롯한 잘못된 외교정책도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탄핵 결정이 합리적인데도 사드를 포함한 외교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한국 사회의 태도는 모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그가 주도해온 사드 배치 정책도 재검토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자 기대감의 표명이다.

환구시보는 사드 배치 여부를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주목하기도 했다. 신문은 “문 전 대표는 북한 문제에서 제재와 함께 대화를 주장하고 있고 사드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가 당선되면 한국 외교는 큰 변화는 아니지만 새로운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화ㆍ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내심 사드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 속에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는 모습이다.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헌재의 탄핵 선고 전날 몇몇 국회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사드 배치 취소가 당장 어렵다면 중단이라도 해서 한중 간 협의공간을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소한 ‘사드 배치 속도전’이라도 멈춰서 양국 간 협상의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반한 기류 확산이나 롯데 불매와 관련한 대중집회를 엄격히 통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날 베이징(北京)의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 롯데마트 앞에서 계획됐던 중국인들의 대규모 시위를 사전 차단한 게 단적인 예다. 이 집회 주최측은 인근 한국국제학교 앞 도로도 행진코스로 잡아놔 교민사회의 우려가 컸다.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다른 곳에도 평소보다 많은 공안 순찰인력이 배치된 상태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사드 배치에 유보적ㆍ비판적인 야당 후보들이 선전하는 대선 국면을 감안해 일단은 한중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는 관리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17~18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1차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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