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달라질 국면에 기대
“바른정당 이달말 경선”언급 비춰
늦어도 내달 초 출마 입장 밝힐 듯
대권 시사에 정치권 반응은 냉담
일각선 “빅텐트 위한 전술적 카드”
더불어민주당 비례 2번을 던지고 나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이에 개헌을 고리로 빅텐트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던 정치권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권 도전 드라이브가 빅텐트를 밀어붙이는 일종의 전술적 카드라는 해석도 내고 있지만 이마저 현실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전 대표는 11일 중앙 언론과 인터뷰에서 19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킹메이커는 안 한다고 수도 없이 얘기하지 않았냐”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내가 나가는 걸 결심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내가 알아서 (발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 선언의 구체적 시점에 대해선 “시간이 얼마 많이 남지 않았다”며 “지금 진행되는 것을 보면 드러날 수 있다. 바른정당이 3월말에 경선을 한다”는 말로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 전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해왔던 김 전 대표의 ‘커밍아웃’은 탄핵 이후 달라질 정치적 국면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지지율 1위 고수 현상에 대해 “지금 여론조사 응답률은 5%도 안 된다”고 잘라 말한 뒤, “(탄핵 이후 나올 새 대통령이) 권력을 매니지(관리)하고 효율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하면 국민이 (그를 대통령감이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대선 전 개헌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분권형 개헌이 되면 (차기) 대통령은 국무총리ㆍ경제ㆍ사회부총리 등과의 관계와 역할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대표의 전망과 달리 대망론 시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야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12일 “탈당 후 김 전 대표의 동선이 여야를 넘나들 수 있었던 것은 개헌 논의의 대표성 측면에서 진정성이 있어서였다”면서 “개헌이 만약 그의 정치적 발판이 되는 것이라면 개헌 연대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그를 향한 기대 역시 180도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갑론을박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연확장을 위한 독자 행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1일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날 나경원 한국당 의원을 잇따라 만난 그는 13일 진보 성향의 방송인인 김제동씨와 정책토론을 하는 등 대중 정치인으로 존재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