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前 면허 따 취소 안 돼
승객 미행해 돈 훔치다 구속

여러 건의 강도 전력이 있는 택시기사가 술 취한 승객을 미행해 돈을 훔치다가 구속됐다. 강력범죄 전과자는 택시를 몰 수 없지만 법 개정 이전 취득한 택시 면허는 취소되지 않는 맹점이 드러났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승객 A씨를 미행해 현금과 수표 등 1,39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야간주거팀입절도)로 택시기사 이모(53)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7일 오전 1시쯤 서울 중구 한 창고 겸 사무실에서 의류업을 하는 A씨의 가방을 훔친 혐의다. 이씨는 서울 송파구에서 탑승한 A씨가 택시비 2만원을 돈다발에서 꺼내 지불하는 모습을 보고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A씨를 내려 준 후 300m 가량 뒤를 밟은 뒤 A씨가 잠시 사무실을 비운 틈을 타 가방을 훔쳤다.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이씨는 지난 2일 택시 회사로 출근하던 중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특수강도강간 등 12건의 전과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제약 없이 택시를 몰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12월 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강도강간 등의 죄를 저지른 사람은 형을 마쳐도 20년간 택시 등의 운전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취득한 면허를 취소하는 조항이 없어 1993년에 택시면허를 딴 이씨는 2006년 특수강도강간혐의로 7년 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면허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씨는 1999년에도 강도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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