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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 ‘물가ㆍ교통 불만’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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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 ‘물가ㆍ교통 불만’ 더 커졌다

입력
2017.03.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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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ㆍ외국인 불만 조사서 1ㆍ2위

3년새 불만족 비중이 2배로

여행 전반적 만족도도 소폭 하락

지난 달 말 제주를 찾은 직장인 김모(40)씨는 유명 관광지를 들렀다가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오른 요금에 입장을 포기했다.

그는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아 렌터카를 이용했는데 제주 시내의 교통체증이 심해 돌아오는 항공편 시간을 놓칠 뻔했다”며 “귤이라도 사서 직장 동료에게 선물이라도 사려고 했으나 동네 마트와 그다지 가격 차이도 나지 않아 구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들은 높은 물가와 대중교통 불편 등을 제주관광 불만요인으로 꼽았다. 이들 불만요인들은 수년째 지적돼 왔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객 4,581명 중 절반 이상인 2,640명(57.6%)이 높은 물가를 가장 큰 불만족 요인으로 지적했다. 그 다음으로 대중교통 불편 1,029명(22.4%), 쇼핑품목 다양성 부족 779명(17.0%) 등 순이다.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들은 높은 물가와 대중교통 불편 등을 제주관광 불만요인으로 꼽았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제주시내에 활짝 핀 유채꽃밭을 구경하는 관광객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들은 높은 물가와 대중교통 불편 등을 제주관광 불만요인으로 꼽았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제주시내에 활짝 핀 유채꽃밭을 구경하는 관광객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제는 이들 제주관광 불만족요인들이 실태조사가 이뤄지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그대로 1~3위를 지키고 있다는 데 있다. 더욱이 이들 요인들을 불만스럽다고 응답한 비중은 더욱 커졌다.

높은 물가를 불만족하다고 한 응답자의 비중은 2014년 29.01%에서 지난해 57.6%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대중교통 불편도 12.6%에서 22.4%로, 쇼핑품목 불만도 11.7%에서 17.0% 등으로 급증하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해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 전국 평균 1%를 웃돌았고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속했다.

대중교통 불편 문제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불만을 표출하는 고질적인 현안이다. 대중교통 불편으로 관광객들의 렌터카 이용률은 90% 가까이 이르고 있고, 렌터카 차량 대수도 지난해 3만대를 돌파했다. 여기에 최근 인구 증가 등으로 차량대수가 급증, 도내 교통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제주지역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 해 말 기준 46만7,243대이며, 최근 3년 연속 연간 2만여대가 늘었다. 도민 1인당 보유 대수와 1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 모두 전국 1위다.

또 최근 3년간 내국인 관광객들이 구매한 쇼핑물품 1위가 초콜릿이고, 나머지 과일류와 음식류, 담배 등으로 구매 품목이 한정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제주관광 불만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아 제주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도 5점 만점에 3.94점으로, 전년 3.99점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들의 평균 체류기간은 전년 5.08일보다 0.96일 감소한 4.12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지출경비는 59만2,461원으로 전년 57만2,285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2014년 65만2,521원에 비해서는 줄어드는 등 내국인 관광시장의 질적 성장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지역 부동산 경기가 치솟고 관광객들도 늘면서 물가가 올랐고, 관광객과 인구 증가로 자동차도 크게 늘어나는 등 제주관광 환경이 크게 바뀌었지만 대응속도는 느린 게 사실”이라며 “최근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관광객 빠져 나간 자리를 내국인 관광객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국인 관광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ma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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