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선택” 강조
개헌엔 “급하게 할 일인가” 부정적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데 대해 “촛불을 든 사람이 승리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 대주교는 이날 오후 2시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젠 국민들이) 똘똘 뭉쳐 외세의 파도에 대처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파면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무거웠다”며 “그러나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탄핵을 반대했던 분도 같은 국민이고 촛불을 든 국민도 같은 국민”이라며 “(탄핵) 결과의 의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방의 주의나 주장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할 길을 찾으면 좋겠다”며 “결과의 의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헌법은 백년대계를 이끌 테두리인데 급하게 할 일인가”라며 “우리나라가 더욱 안정되고, 정말 국태민안과 민족중흥의 대과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차분히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진 바탕에서 헌법을 논의하고 개헌을 진행하는 것이 촛불 민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어떻게 봉사할 수 있는가 생각해야 한다”며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무엇이 나라를 위한 길이고 민족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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