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돔/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국의 안방에서 열린 '야구 축제'가 마무리됐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 야구사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남겼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2017 WBC 1라운드 A조 경기가 치러졌다. 성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가한 세계 야구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기는 1982년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이후 35년 만이다. 한국 야구의 인프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 남다른 의미가 남는다.
아직 추위가 다 가시지 않은 3월에 열리는 WBC를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었던 건 고척돔 덕분이다. 국내 최초의 돔 구장인 고척돔은 2015년 말 개장했다. 개최지 선정시 시설 품질을 최우선 평가 요소로 삼는 WBC 조직위원회(WBCI)는 수차례 고척돔을 사전 답사한 뒤 대회 개최를 확정했다.
세계 대회에 맞게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라운드의 흙 상태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재정비했다. 구장 관리 전문가 머레이 쿡이 방문해 구장 정비 작업에 참여했다. 인조 잔디는 독일제 전용 기계를 동원해 최상의 상태로 관리했다. 홈 플레이트와 투수판, 불펜을 포함한 각종 베이스도 모두 메이저리그 규격으로 교체했다. 전광판도 새로 달았다. 기존 전광판보다 약 2배 가량 큰 '쌍둥이 전광판'이 1루와 3루쪽 벽에 설치됐다.
고척돔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단의 호평이 이어졌다. 네덜란드 대표팀 잰더 보가츠(보스턴)는 고척돔의 내야 잔디 상태와 시설에 대해 "메이저리그와 비슷했다. 좋은 경기장이고,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형태도 좋다"고 평가했다.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일본 도쿄돔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 역시 "보기 드문 아름다운 시설이다. 비주얼은 물론 내야와 외야가 모두 만족스럽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고척돔에는 총 3만7,842명의 관중이 들어 WBC를 즐겼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아쉬운 성적이 '성공적인 개최'에 재를 뿌렸다. 대표팀은 개막전이었던 6일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1-2로 졌고, 7일 네덜란드전에서는 0-5로 패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2라운드 진출까지 좌절되면서 35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A매치를 '악몽'으로 남겼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더라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한국 야구의 '발전'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해외 언론의 날카로운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주간 스포츠는 '위기 의식 없음이 초래한 한국야구의 심각한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안방 개최에도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당했다. 한국 프로야구도 흥행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야구계 전체가 위기의식을 갖는 것이 새 출발의 시작'이라고 꼬집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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