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작년 리튬6 해외판매 정황 포착
5차 핵실험 폭발력 배가에 기여했을 듯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수 원료인 ‘리튬6’를 해외에 팔려고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및 대북제재 실태를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은 최근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개발의 주재료인 리튬6 판매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순도 40%의 농축 리튬인 리튬6는 중성자를 핵장치에 쇄도하게 돼 핵 폭발력을 배가시키는 데 쓰이는 삼중수소 생산에 사용된다. 이 물질이 있으면 소량의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도 핵폭탄 제조가 가능하다. 북한에는 리튬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리튬6의 구매자를 적시하지 않았지만 북한 무기 제조ㆍ수출의 핵심 거점인 ‘청송연합’이 위장 회사를 통해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12년 유엔 제재 목록에도 오른 청송연합은 직원을 외교관 신분으로 위장해 해외 밀거래를 주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튬6가 들어간 핵무기 장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도 부착될 수 있어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증거”라고 신문은 전했다. 핵무기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북한 5차 핵실험의 위력이 가장 컸던 것도 삼중수소로 만들어진 강화 물질이 주입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코리 가드너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진전된 핵ㆍ미사일프로그램 개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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