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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54명 사망... 안전 역주행 건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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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54명 사망... 안전 역주행 건설업

입력
2017.03.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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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감소하던 건설업 재해

지난해 수주 늘면서 12% 급증

재해 82%는 50인 미만 사업장

소규모 업체 안전 사각 여전

사업장 규모별 산업재해자 수
사업장 규모별 산업재해자 수

지난해 9월 경기 김포시의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현장 지하 1층. 현장 인부들이 스프링쿨러 배관작업을 위해 연결자재를 시너로 세척하던 순간, 갑자기 공중에 떠다니던 시너 입자가 주변 고속절단기에서 날아온 불씨와 만나면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시너와 고속절단기를 인접한 거리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안전수칙을 무시한 결과였다. 이 화재로 이곳에서 일하던 근로자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건설 근로자들의 산업 재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수주가 크게 늘어나자 충분한 안전 교육을 받지 않은 미숙련 근로자들이 대거 투입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관리에는 여전히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16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조사업종 중 건설업 산업재해 사망자수가 5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12.3% 늘어난 것으로 조사업종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2013년 567명, 2014년 486명, 2015년 428명 등으로 점점 줄어들다 지난해 다시 가파른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고용노동부 산업예방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수주가 전년보다 7.6% 증가했다”며 “이에 경험이 부족한 일용직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사고재해 유형별로는 넘어져서 재해를 입는 경우가 1만5,948명으로 가장 많았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1만4,679명), 기계 등 사이에 끼이는 사고(1만3,260명), 절단이나 베임, 찔림 사고(8,541명) 순이었다. 질병 재해별로는 요통 등 근골격계질환이 4,9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진폐가 1,418명으로 뒤를 이었다.

규모별로는 50인 미만의 소규모 작업장의 산업 재해 발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재해자 수는 총 7만4,194명으로 전체 재해자 수의 81.8%를 차지했다. 이어 50~299인의 사업장의 재해자 수(1만1,409명)가 12.6%, 300인 이상(5,053명)은 5.6%를 차지했다. 근로자 100명 당 재해자 수의 비율을 뜻하는 재해율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은 1.14%, 5~49인 규모 사업장은 0.57%로, 대규모인 300인 이상 사업장(0.15%)에 비해 최대 7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총 재해율은 전년 대비 0.01%포인트 감소한 0.49%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기술ㆍ재정 등을 지원하고 건설업 감독 비중을 43%로 확대(지난해 33%)하는 등 건설재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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