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04. 한 살 보르조이 종 ‘조이’

지난달 27일 전국 최대 개고기 유통시장인 경기 성남 모란시장에서 개고기 판매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개 판매업소 22곳 중 일부를 제외하고 점포 앞에 있던 개 우리를 비롯해 내부 도축시설 철거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50년간 지속된 개고기 판매를 금지한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살아 있는 개의 보관과 전시, 도살행위만 금지될 뿐 개고기 판매는 계속되는 데다, 일부 상인들이 생계를 내세우며 철거에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끝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철거를 앞두고 극적으로 구조된 대형견이 있습니다. 22㎏의 보르조이 종 ‘조이’(1세 미만·수컷)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달 중순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개고기 판매 상인들을 만나기 위해 모란시장을 찾았는데, 한 개고기 판매점 솥단지 옆에 묶여 있던 개를 발견했습니다. 다른 개들과 흑염소는 철장안에 갇혀 있었지만 이 개는 그 사이에 묶여 있었죠. 크기도 크기이지만 딱 봐도 흔히 볼 수 없는 품종견이라 눈에 띄었는데요, 상인은 다른 개에게 물려 뒷다리가 심하게 부어 올라 이 개를 철창 앞에 묶어놓았다고 했습니다. 카라는 개가 안쓰러워 매입을 했고, 마포구 잔다리로 카라 동물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마쳤습니다. 뒷다리의 부종은 쉽게 치료했지만 눈에 안충이 가득해 마취 후 제거해야 했습니다. 갈비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심한 영양 실조 상태였지만 지금은 살도 오르고, 산책도 잘 합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걱정 없이 즐겁게 살라는 바람을 담아 ‘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보르조이는 큰 키와 모델처럼 긴 다리를 뽐내는 러시아 대표 견종으로 우아함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다 모란시장까지 오게 됐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 살도 채 안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이는 다행히 모란시장의 기억은 잊고, 사람을 매우 잘 따릅니다. 어린 나이라 호기심도 많고 ‘앉아’와 같은 간단한 지시도 알아듣는다고 하네요.

현재는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지만 많은 활동량의 조이가 지내기엔 너무나 비좁습니다. 이제 조이에게 남은 건 평생 가족을 만나 이름처럼 기쁘게 살아가는 일이겠지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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