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지원 삭감 등으로 위탁업체 없어
목포시 운영중단 쪽으로 가닥
전남 목포시내 초ㆍ중학교 학생들에게 영어교육을 실시했던 목포영어체험마을이 올해는 위탁운영 기관을 찾지 못해 폐쇄 위기에 처했다. 전남 22개 시ㆍ군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영어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목포가 유일하다.
목포시는 그동안 중앙초등학교 내 목포영어체험마을을 위탁 받아 운영해 오던 서울 H기관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새학기가 접어들었지만 지금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10년간 영어체험마을을 위탁 받아 운영하던 H기관이 올해 지원예산을 50% 삭감하자 지난해 말 목포시에 운영 중단을 통보했다. 시는 목포대 등 대체할 위탁운영기관을 찾고 있으나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영어체험마을이 운영이 현재 정지된 상태다.
목포영어체험마을은 지난 2006년 목포시 호남동 중앙초등학교 별관 건물을 리모델링 한 뒤 민간기관에 위탁해 운영해왔다. 공항이나 카페, 병원, 약국 등의 체험부스를 만들어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생활영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시는 영어체험마을 개축을 위해 21억원을 투입하고, 해마다 6억~10억원씩 지금까지 모두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시는 그동안 학교 내에 영어체험교실을 조성한 27개교에 대해 목포교육청 지원비를 제외한 총 4억9,45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올해에는 B초등학교에 3,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지역 30개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를 위해 7억5,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들이 예산 대비 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영어체험마을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목포시의회 관광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반대도 한몫하고 있다. 의원들은 일회성 체험프로그램으로 영어학습에 대한 동기유발 효과를 기대하기는 미흡하다며 예산낭비 등을 지적했다. 급기야 폐쇄의견과 목포교육청 등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지난해 9월 지역 초ㆍ중 47개교 의견수렴을 거치고, 10월 학부모 설명회, 목포교육청 협의 등을 거치면서 폐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7일 목포영어체험마을 운영위원 9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현재 영어교육 여건은 현저한 변화가 있는 만큼 시 재정 상황과 타 시ㆍ군들의 운영악화 등을 검토한 결과 지속운영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제안서를 제출한 기관(대학)이 한 곳이 있지만 이곳도 운영비를 추가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영어체험마을이 폐쇄되면 일선 학교 지원비를 높여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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