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200m 작업 중 가스 누출
당국 “가스관 자체가 없는 곳”
경북 포항 도심에서 지하 200m 아래 지하수 관정을 뚫던 중 천연가스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가스에 불이 붙어 화재 진압을 위해 관할 포항남부소방서 소방인력이 총 출동했지만 장시간 꺼지지 않고 있다.
8일 오후 2시 53분쯤 포항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공사장에서 가스가 누출돼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작업하던 근로자 2명이 얼굴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포항시와 소방당국은 폐철도부지 공원 공사에 필요한 지하수를 확보하기 위해 지하 200m까지 관정공사를 하다가 땅 속에 생성된 가스에 불꽃이 옮겨 붙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항시와 소방서,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불이 붙은 가스가, 매설된 가스관에서 배출된 것이 아닌 천연가스로 알려지자 포항의 도시가스업체는 물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원까지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포항도시가스 관계자는 “사고가 난 폐철도부지 아래에는 도시가스관 자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보통 도시가스 관은 지하 1~1.2m 깊이에 매설돼 있지만 이번 사고는 200m 이상을 뚫다가 발생한 것으로 봐서 매장된 천연가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필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장은 “포항은 우리나라에서 석탄이나 석유의 매장 가능성이 높은 신생대층이 가장 넓고 두껍게 분포하는 지역이라 천연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며 “천연가스는 불이 붙으면 인위적으로 진압할 수 없고 자연적으로 소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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