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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의 김연경'에서 '제1의 이재영'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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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의 김연경'에서 '제1의 이재영'이 되기까지

입력
2017.03.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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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영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여자프로배구 이재영(21ㆍ흥국생명)은 긍정의 효과를 믿는 편이다.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 창에는 "강철 재영, 피그말리온 효과. 넘어지고 쓰러져도 결국 마지막에 웃는 건 우리"라는 글이 적혀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뜻한다. 이재영은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긍정적인 말을 하면 스스로에게 힘이 된다. 책도 자기계발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14점을 올리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20승9패 승점 59가 된 흥국생명은 2007-2008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07-2008시즌만 해도 흥국생명엔 김연경(29)이라는 버팀목이 있었다. 당시 김연경은 황연주(31)와 함께 팀을 여자배구 단일 시즌 최고 승률(85.7%ㆍ24승4패)로 견인했다. 그러나 이듬해 김연경이 일본 JT마블러스로 이적하고 황연주 역시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기면서 흥국생명은 약체로 전락했다.

2013-2014시즌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한 흥국생명은 코치 경력이 전무했던 박미희(54) 감독의 깜짝 선임과 신인드래프트 최대어 이재영의 지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명여고 졸업 후 2014-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에 뽑힌 이재영은 그 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김연경(192cm)과 이재영(178cm)의 키는 14cm나 차이 난다. 그럼에도 이재영이 '제2의 김연경'으로 불렸던 것은 출중한 실력 외에 강한 승부욕 때문이다. 이재영은 "어떤 팀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특정 팀이 경쟁 상대라기 보단 만나는 팀이면 모두 이기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흥국생명 이재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물론 승부욕만 앞서는 것은 아니다. 이재영은 "스타이든 아니든, 모든 선수들에겐 배울 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팀 백업 선수들의 장점마저도 본인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데뷔 후 가장 큰 자극이 됐던 순간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그는 "신장 190cm 이상인 선수들과 맞붙었다. 높이도 높았지만, 파워도 엄청났다"며 "내가 키가 작다 보니 키 큰 선수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공부하게 된 시간이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재영은 "김연경 언니는 물론 잘하는 선수들의 영상을 많이 돌려봤다"면서도 "그래도 가장 많이 분석한 영상은 내 경기 영상이다"고 강조했다. 이유로는 "다른 선수들의 좋은 부분은 따라 해서 내게 도움이 되도록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과 라이트 공윤희(22)는 이재영의 성장을 곁에서 도왔다. 이재영은 "여자 감독님이신 만큼 남자 감독님이 돌보지 못하는 부분도 챙겨주신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시고 선수 입장에서 생각해주신다"며 "배구 외적인 얘기도 많이 나눈다. 자상하고 섬세한 스타일이시다"고 감사해했다. 그는 팀 내 가장 친하고 많은 조언을 줬던 선수로 라이트 공윤희(22)를 꼽았다.

2014-2015시즌 신인상을 수상한 후부터 이재영의 목표는 팀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선정이었다. 479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1위(리그 6위)에 올라 있는 이재영은 올 시즌 MVP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의 향후 꿈은 해외 진출이다. 이재영은 "빠른데다, 수비, 조직력이 좋은 일본 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제2의 김연경'이라 불리던 이재영은 데뷔 3년 만에 리그 최정상 자리에 섰다. 비로소 '제1의 이재영'이 된 것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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