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을 두고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 근로자들을 불법 체류 혐의로 무더기 검거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삼은 북한의 외화벌이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 이민국과 해양경찰은 전날 북한 근로자 37명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현지 당국 관계자는 “이민국 기록상 이들은 취업허가증을 신청했으나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효한 취업허가증 없이 방문 비자를 이용, 체류함 사라왁 주 쿠알라타타우 지역의 공사장에서 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 당국은 현재 이민국 보호시설에 구금된 이들에게 1인당 300링깃(약 7만8,000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말레이시아 거주 북한 주민은 약 1,000명으로 대부분 외화벌이 근로자로 알려졌다. 이번에 체포된 근로자들이 일하는 사라왁 주에만 건설, 철광, 광산 등의 분야에서 170여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갈등은 보다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말레이시아인들의 출국을 임시 금지시키면서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 11명을 억류했고, 말레이시아도 이에 대항해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들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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