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환자 급증… 20~40대 위험군
잠복기 50일, 감염경로 파악 어려워
A형 간염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크게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발생한 A형 간염 환자는 891명이다.
1∼2월 환자 수는 지난해 각각 162명, 339명에서 올해 408명, 422명으로 늘어 전체적으로 65% 증가했다. 올해 3월에만 61명의 환자가 나온 상태다.
질본 관계자는 "봄철에 유행을 꺾지 못한다면 환자 수가 작년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A형 간염은 2011년 연간 환자 5,521명을 기록하며 크게 유행했지만, 이후 환자 수가 2012년 1,197명, 2013년 867명, 2014년 1,307명, 2015년 1,804명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6년에 전년보다 3배 많은 4,677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경고등이 켜졌고, 올해까지 2년 연속 유행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A형 간염은 보통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먹을 때 걸리고, 환자 분변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황달, 발열, 복통, 메스꺼움, 설사, 암갈색 소변 증세가 나타나는데 치료제는 아직 없다.
지난해 환자는 기온이 높아지는 3∼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지역적으로는 남해안에서 많이 나왔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환자가 급증한 이유를 밝히지는 못했다. A형 간염은 잠복기가 최대 50일로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매우 어려운 질병이다.
다만, 최근 경기 여주시 영월근린공원 내 음용수 시설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미뤄 약수터 등이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형 간염 '위험군'은 20∼40대다.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아동이나 노인과 달리 감염이 되면 간세포가 망가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등 중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보건당국은 예방주사로 20∼40대의 항체 형성률을 높여 A형 간염 유행을 제어해야 한다고 판단하지만 많은 예산이 필요해 즉각적인 실행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20∼40대 중에 A형 간염 환자와 접촉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예방접종은 대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맞아야 효과가 있지만, A형 간염은 노출 2주 안에만 접종을 하면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질본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환자 접촉자에 대한 예방접종은 추가경정예산이나 예비비를 따서라도 올해 안으로 시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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