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판 축구스타와 해외 유명구단이 유소년 축구 클럽을 세종시에 잇따라 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세종이 유소년 축구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세종에 유소년 축구교실을 가장 먼저 연 축구스타는 2002 한일월드컵 스타인 ‘테리우스’ 안정환(41)이다. 안정환은 2014년 3월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스포츠센터에 유소년 축구클럽‘안정환FC’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안정환FC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피지컬ㆍ멘탈ㆍ테크니컬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며, 선수육성반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네 번째 ‘안정환 FC’ 대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성남 일화에서 프로에 데뷔해 대전시티즌과 부산아이파크 등에서 뛰다가 2013년 은퇴한 이성운(40)도 유소년 축구클럽인 ‘퍼스트세종FC’를 만들어 무료로 운영하다가 최근 유료로 전환했다. 그는 현재 세종시축구협회 이사, 한솔동 체육회 실무이사도 맡아 지역 축구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박이 아빠’ 이동국(39)도 6일 연서면에 ‘이동국 스포츠파크 in 세종’을 개장했다. 스포츠파크는 축구장과 수영장, 체육관, 유아스포츠단 등 시설을 갖췄다. 축구클럽은 6~13세 아동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동국은 앞으로 2년 간 세종시 체육진흥을 위한 홍보대사도 맡아 각종 스포츠 관련 행사 등을 통해 세종시 홍보 활동을 펼친다. 그는 또 유소년, 저소득 청소년을 위한 축구교실 등 재능기부 활동도 나설 예정이다. 그는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스포츠 저변 확대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영국 리버풀FC 축구아카데미가 국내 최초로 세종시 나성동에 문을 열었다. 리버풀FC는 이 곳에 현지 파견 영국인 총괄 감독과 코치, 정식 교육을 마친 한국인 코치진을 배치하고 5세 유아~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물론, 성인반까지 아우르는 축구교실을 운영 중이다. 유명구단인 만큼 문을 연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150여명의 회원이 몰려들었다.
세종이 국내 축구스타와 해외 유명구단의 각축장으로 떠오르는 것은 한 마디로 잠재력이 큰 시장성 때문이다.
세종시 인구의 평균연령은 전국 최연소인 31.4세로 잠재된 유소년 스포츠 수요가 크다. 유소년 축구클럽의 주 대상인 6~13세 남자아동은 2월말 기준 1만3,771명, 0~5세 유아는 1만647명, 14~19세 청소년은 7,902명 등 3만명이 훌쩍 넘는다. 유아와 청소년이 세종시 남성인구의 26%나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인구(25만여명) 비중으로 봐도 13%가 넘는다. 반면, 세종에는 학교 축구팀이나 민간 축구클럽은 거의 없어 축구 클럽에 대한 갈증이 크다.
이성운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세종은 젊은 도시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축구 토대를 잘 다지면 지역 축구 저변을 넓히고, 시장도 커지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성인팀까지 만드는 것도 생각 중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리버풀FC 아카데미 정기명 이사도 “세종은 수요에 비해 저변이 엷어 시장을 선점하면 경쟁력이 크다고 보고 아카데미 입지로 결정했다”며 “지역 축구발전에 기여하면서 리버풀FC 아카데미를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올해 금강스포츠공원과 부강체육공원, 조치원 축구장을 개장하고, 하천부지 체육시설을 확충해 나가는 등 체육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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