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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미국은 쓸어 담고 중국은 내다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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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미국은 쓸어 담고 중국은 내다 팔고

입력
2017.03.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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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판수정외국인국내보유주식.jpg/2017-03-07(한국일보)
41판수정외국인국내보유주식.jpg/2017-03-07(한국일보)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을 긁어 모으고 있다. 외국인 주식 보유고는 어느 새 5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미국은 한국 주식을 많이 사 들이고 있는 반면 중국은 순매도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저평가된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은 503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8%나 됐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월 1조7,86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지난달 6,580억원, 이달 들어서도 7일까지 이미 9,536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이 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 국적별로 매매 양상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순매수 상위국은 미국(2조1,000억원) 케이만제도(2,590억원) 룩셈부르크(2,840억원) 등이었다. 순매도를 많이 한 나라는 사우디(-1조210억원) 싱가포르(-6,950억원) 영국(-3,670억원) 등이었다. 특히 우리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1,23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 380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8월부터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8,710억원이다. 중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사드와 관련이 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우리나라 채권에도 5조1,860억원을 순투자했다. 작년 8월 이후 순매도를 이어왔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 순투자로 돌아서 두 달째 우리나라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당국에선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이 한국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상장채권 대비 외국인 비중도 작년말 5.6%에서 지난달 5.9%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특정 종목보다는 한국이라는 시장을 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세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 남짓 밖에 안 돼 외국계 자금이 종목 하나만 딱 찍어서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지수를 추종하거나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자금이 한국 대형주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 금리상승 기조로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채권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나아가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한국 주식을 사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채권 시장에 있던 글로벌 자금이 금리가 오르며 주식시장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다“며 “특히 한국 증시시장이 저평가된데다 최근 기업 실적도 좋다 보니 한국으로 자금 유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4년 이후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한국 비중은 8% 수준으로 인도나 대만에 비해 비중 확대 규모가 적은 편이었다”며 “최근 이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한국시장 투자 비중은 9.5%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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